‘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항공업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13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보도했다.
버핏은 최근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항공업종에 대한 질문에 “투자자들이 지난 100년 동안 항공서비스업계와 항공기 제조업계에 엄청난 투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최악의 결과만 내놓았다”며 “투자자들에게 죽음의 덫”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버핏이 항공업종 투자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게 된 계기는 1989년 US에어웨이 회사채를 사들이면서부터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당시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마이클 스타인하트는 6%의 지분을 사들이는 등 US에어웨이에 대한 적대적 인수에 나섰다. 당시 US에어웨이 최고경영자(CEO)였던 에드 콜로드니가 스타인하트의 공격으로부터 회사를 지키기 위해 버핏과 논의했다. 버핏은 US에어웨이 전환우선주의 9.25%를 3억58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버핏의 투자로 회사는 스타인하트의 움직임을 저지할 수 있었다. 버핏이 매입한 전환우선주는 2년 뒤 60달러에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당시 US에어웨이의 주가는 52달러였다.
버핏은 이후 수년간 US에어웨이의 이사로 활동했지만 탐탁치 않은 실적으로 투자에서 발을 뺏다. 버핏은 배당금까지 확실히 챙기며 큰 손해를 보지 않았지만 이때부터 20년 넘게 항공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그는 2002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항공 산업은 이상한 구조다”며“한 세기 가까이 엄청난 자본이 투입됐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정 비용이 엄청난데다 강성 노조가 자리잡고 있다”며“비행기 가격 책정도 까다롭다”며 항공업계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임페리얼캐피탈의 밥 매카두 애널리스트는 “버핏이 항공업종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당시 투자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다”면서 “항공업종도 버핏이 투자했던 1989년과 지금은 매우 다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