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채권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특히 태국 채권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3일(현지시간) 3.38%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15bp(bp=0.01%) 하락하고 최근 12개월간 42bp 떨어져 태국 국채 인기가 높음을 시사했다.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하락은 채권 수요가 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로키 시게히사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아시안·신흥시장 담당 수석 트레이더는 “태국에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태국 국채 금리는 계속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채권시장협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1분기 96억 달러에 이어 지난달에도 24억 달러어치의 태국 국채를 순매수했다. 태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현재 태국 국채의 1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태국 경제가 안정적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중앙은행에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면서 채권 투자 열기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재무부는 지난 3월말 민간소비가 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종전 5.0%에서 5.3%로 상향 조정했다.
키티랏 나-라농 태국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지난달 26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바트화 가치 상승세를 멈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당 바트화 가치는 지난달 22일 28.56바트로 지난 199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트화 가치는 올 들어 달러에 대해 4.3% 올라 아시아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오는 29일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소마 츠토무 라쿠텐증권 채권 담당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정부 압력이 강화되면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의 부진한 경제지표도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국채 매수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