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수임을 맡긴 고객과 변호사간 가장 중요한 건 신뢰와 충성도다. 올해도 한국기업들의 대규모 해외 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룰 전망인 만큼 고객의 니즈에 맞는 특화 서비스로 승부하겠다.”
김종한 폴 헤이스팅스 한국 사무소 대표가 밝힌 올해 비전이다.
폴 헤이스팅스는 195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시작한 법무법인으로 유럽과 미국 전역, 아시아 등에 20개의 사무소를 둔 세계적인 로펌이다.
서울사무소는 국내 법률시장 개방 후인 지난해 11월에 개소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로펌 가운데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폴 헤이스팅스의 주요 업무 분야는 △국제 M&A와 지적재산권 △국제 소송 △해외 증권발행 등이다. 최근에도 코오롱인더스트리와 듀폰 간의 1조원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비롯해 대한항공 및 LG디스플레이의 담합 소송 등 굵직한 대기업의 딜을 도맡아 관심을 끌었다. 지난 1월에는 롯데케미칼을 대리해 미국에서 열린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올해 역시 국내 대기업들의 대규모 해외 인수합병(M&A)과 관련한 소송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폴 헤이스팅스는 올해 수임한 국내 대기업의 해외 M&A관련 투자자문만 4건에 이르고, 새로운 M&A 자문 수임과 관련 의뢰받은 것도 6건에 달한다.
대기업들의 소송 이슈와 인수합병이 봇물인 상태에 폴 헤이스팅스가 한국 시장에서 어떤 특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울지 이투데이가 들어봤다.
현재 폴 헤이스팅스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투자나 인수, 그리고 소송 등에 관한 전반적인 자문을 하고 있다.
그동안 대표적으로 진행한 주요 기업의 자문 딜은 2006년 한국 기업 최초로 시도됐던 △휠라코리아의 휠라브랜드 인수 법률 자문 △월마트 코리아의 매각 법률 자문 △국내 상장업체인 웹젠의 나스닥 상장 법률 자문 △삼성전자와 에어차이나의 중국 생명보험사 합작 법률 자문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처럼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자문을 맡는 강점과 관련, 김 대표는 “고객 중심 위주의 서비스가 비결”이라고 말했다.
폴 헤이스팅스 한국 사무소는 다양한 분야의 한국인 전문 변호사들이 각자 자신의 분야에 집중해 기업 고객들의 니즈를 맞추고 있다.
일례로 김 대표는 지적재산권(IP)과 반독점 분쟁 관련 소송을 전담하고, 김새진 변호사는 한국기업들의 해외 M&A관련 자문, 그리고 김동철 변호사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상장과 해외증권 발행 관련 자문과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 폴 헤이스팅스의 주요 기업 고객은 대한항공, 삼성그룹, 동아제약, 한화케미칼, 코오롱인더스트리, LG디스플레이, 롯데그룹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다.
김 대표는 “철저히 주요 고객그룹의 업무만 맡아 전문성과 만족도를 높인 것이 차별점”이라며 “결국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기업 고객들의 마음을 잡았고, 대부분 딜을 맡긴 고객들은 또다른 대규모 딜을 계속 맡겨 윈윈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김 대표가 주력하고 있는 딜은 LG디스플레이의 LCD TV 가격 담합 소송건과 대한항공의 유류할증료 담합 사건이다. 고객에 대한 그의 충성도와 만족도는 또 다른 딜을 이끈 촉매가 됐다. 실제 대한항공은 LA다운타운에 건설 중인 1조원 규모의 호텔, 레저타운 건설과 관련한 자문을 미국 현지 폴 헤이스팅스에 의뢰했다.
그는 “두 사건 모두 미국 현지에서 소비자들이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영업 영토를 넓혀 갈수록 이같은 국제적 소송도 더 빈번해질 것이고, 결국 현지화에 능숙한 로펌을 파트너로 선정해야 효과적으로 승소를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올해도 해외 M&A, 소송 봇물… 자본시장 분야도 공략
실제 국내 금융기관들도 해외 M&A, 대체투자나 오피스 투자 등 신사업 분야가 활발해질수록 현지 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법률 자문 등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통상 M&A인수 자문은 실사와 본계약, 그리고 각 해당 국가들의 공정거래 승인에 대한 확인작업이 중요하다”며 “해외에서 제기하는 독점과 담합에 의외로 국내 기업들이 취약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변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중요 소송일수록 회사의 운명이 걸린 만큼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태도와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특히 미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최근 미국 시장의 소송 트렌드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리먼 사태 이후 미국 기업들이 유독 한국 기업들 위주로 대규모 소송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며 “몇몇 미국 기업들의 경우 악화되는 수익구조를 타개할 방편으로 대규모 소송울 벌여 합의금으로 사업을 영위하려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워낙 세계적으로도 공고하다 보니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소송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