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강령에서 ‘한미FTA 전면 재검토’ 와 같은 표현은 삭제하고 ‘FTA를 포함한 모든 통상 정책의 국익 최우선 추진 및 피해 최소화와 지원을 위한 실질적 방안 적극 마련’이라고 수정했다.
경제 부문과 관련해선 ‘기업의 건전하고 창의적인 경영활동 존중 및 지원’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무상의료’라는 표현도 ‘의료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및 의무의료’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안보와 민생현안 등을 해결을 위한 ‘여야 국정협의체’를 제안하기도 했다. 경제민주화·보편적복지·한반도평화의 3대 기조를 유지하되 중도주의 노선을 한층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양승조 의원은 6일 라디오에서 “아무리 정강정책이 바뀐다한들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정책과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면서 “개정을 통해 민생관련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현장 중심의 정책개발에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계파청산’과 ‘중도노선’을 들고 나온 김 대표의 앞날은 녹록치 않다. 민주당은 경선 결과 친노(친노무현)·호남 중심 정당에서 수도권과 비주류 주도의 정당으로 재편됐다.
경선 결과가 ‘친노 심판론’으로 귀결됐다고는 하지만 향후 당직 인선 등에서 친노계를 포용하지 않고는 당의 화합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가 대탕평 차원에서 친노인사를 중용할지 관심을 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김 대표가 당내 세력기반이 약해 고질적인 계파 갈등을 봉합하지 쉽지 않을 거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이런 탓에 취임 초기 당 장악력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는 관측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 설정도 넘어야 할 산이다. 민주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시화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에 10%포인트나 뒤처질 정도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간 안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 ‘선 자강론’을 내세워왔다. 당의 경쟁력을 강화한 뒤 안 의원 지지세력과 연대 및 통합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안 의원은 경쟁하는 동지적 관계”라며 “당 대표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다. 10월 재보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10월 재보선에서 김한길 체제 하의 민주당과 안 의원과의 진검승부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당선으로 ‘부자(父子) 야당대표’ 탄생이라는 진기록도 세우게됐다. 김 대표의 부친은 1960, 70년에 걸쳐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대립했던 김철 통일사회당 당수다. 박근혜 대통령의 2대에 걸친 ‘부녀 대통령’ 탄생과 비교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2013년, 여야 영수가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 김 전 대표의 아들인 김한길 대표로 조우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