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이 폴 오텔리니 현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을 신임 CEO로 브라이언 크르자니크(52)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선임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크라자니크 COO는 오는 16일 열리는 주주총회부터 인텔의 6대 CEO를 맡게 된다. 앞서 오텔리니 현 CEO는 지난해 11월 올해 주총서 CEO와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1982년 인텔에 입사한 크르자니크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주로 생산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30년 경력의 베테랑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크르자니크의 선임으로 인텔은 엔지니어 출신이 회사를 이끈다는 전통을 다시 이어간 셈이 됐다.
오텔리니는 인텔 사상 처음으로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CEO였다. 그는 1974년 UC버클리대 하스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모바일시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크르자니크 신임 CEO의 최대 과제라고 통신은 전했다.
전 세계 PC의 80% 이상이 인텔칩을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인텔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 생산에서는 퀄컴에 뒤쳐져 있다.
또 전세계 모바일기기의 95% 이상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홀딩스의 기술을 사용한 프로세서를 쓰고 있다.
인텔은 모바일 부문에 지난 10여년간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지난해 스마트폰 마이크로프로세서 점유율은 1% 미만에 불과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오텔리니가 지난해 사임을 발표한 것도 모바일기기 경쟁력 확보 실패를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인텔이 모바일 기술에 정통한 외부 인사를 신임 CEO로 선임하지 않은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디 애크리 윌리엄스파이낸셜그룹 애널리스트는 “신선한 시각을 가진 외부 인사를 뽑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인텔은 다른 큰 시장(모바일)에서 큰 성공을 거두거나 성장세를 이끌만한 새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크르자니크는 “인텔의 모바일시장 진입 확대를 위한 전략을 이미 이사회에서 발표했다”면서 “직원들과 대중에도 곧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계는 점점 모바일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부문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자산과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인텔 주가는 올 들어 17% 올랐으나 여전히 오텔리니가 CEO로 취임한 지난 2005년 5월과 비교하면 6.2% 하락한 상태라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