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사드자산운용 핵심 인력이 메리츠자산운용으로 대거 이동한다. 증권사에서나 볼 수 있었던‘팀플’(팀플레이 이동)이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라자드자산운용 주식운용팀과 마케팅팀 대부분 인력들이 오는 6월께 메리츠자산운용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주식운용팀과 마케팅팀 일부 직원들에게 6월까지 퇴사해줄 것을 통보한 상태다.
메리츠금융지주측은 “현재 인력 충원작업을 진행중에 있다”며“마케팅팀 직원 3명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2008년 출범한 메리츠자산운용은 부동산과 특별자산운용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그러나 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주식운용 분야에서 부진을 보이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 이끌어 왔던 강면욱 대표는 3월말 임기가 끝나 회사를 떠난 상태며 현재 경영전략 총괄 담당 김재상 상무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원명수 부회장이 금융지주를 맡으면서 주식운용 능력 제고를 주문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 영입도 이것의 연장선상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라자드자산운용은‘장하성 펀드’로 알려진‘기업지배구조펀드’를 운용해 유명세를 탔다. 공모펀드 시장에선 덜 알려졌지만, 중장기 펀드 운용 성과가 우수해 기관투자자들의 위탁운용과 일임자금 운용부문에서 두각을 보여왔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팀플’이동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회사마다 투자철학이 있는 자산운용사는 맨파워가 중요한데 이처럼 철새처럼 움직이다보면 조직 안정화를 해치고 펀드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A운용사 대표는“인력이 대거 이동하면 운용철학이 희석 될 수 있다”며 “실제 라자드자산운용에 자금을 맡긴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