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결하는 ‘글로벌 허브’로 한국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만 3개의 다국적 기업이 우리나라에 아·태지역본부 설립을 선언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꺼번에 한국에 거점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계 화학기업 바스프는 최근 서울에 전자소재 사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 설립을 발표했다. 또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도 한국에 세워 미래 핵심사업으로 낙점한 전자소재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미국계 다국적 기업 GE도 미래 성장동력인 조선해양 사업의 글로벌 본부를 한국에 마련키로 하고, 지난달 말 안승범 사장을 책임자로 신규 선임했다. GE 역시 조선해양 관련 R&D센터를 한국에 세우기로 잠정 결정했다.
독일계 에너지기업 지멘스도 최근 발전엔지니어링 부문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의 소재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지멘스가 발전엔지니어링 사업 부문의 지역본부를 두는 것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지멘스는 오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이들 다국적 기업이 줄줄이 ‘한국행’을 택한 이유로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영향력과 우수한 기술력 및 인재 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기술의 일본, 거대 시장의 중국에 비해 고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강성욱 GE코리아 사장은 글로벌 본부 설립 발표 직후 “본사에서는 한국의 일류 기업들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우성 바스프 회장은 한국의 최대 장점으로 ‘인재’와 ‘우수한 기술력’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도 작고, 원료도 부족하지만 한국에는 사람이 있다”며 “고도의 기술과 기술에 대한 보호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한국이 유리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