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값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2주간 아시아에서는 금 매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금 최대 소비국가인 인도를 비롯해 일본, 홍콩의 투자자들도 금값 하락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금을 사들이고 있으나 특히 중국의 매수 움직임이 주목된다고 포브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최대 금 판매업체인 차이바이에는 지난 19일 금을 사려는 사람들이 10미터 넘게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광저우의 금 소매업체들은 현재 재고가 바닥났으며 유통 과정에서 일일 금 판매는 평년보다 5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이같은 중국의 금 수요를 반영하듯 지난 19일 상하이금거래소에서 금 거래량은 30.4t으로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2일 거래량은 43t을 기록해 3일 만에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보석상인 저우다이푸는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지역의 매장에서 금괴가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저우다이푸도 이같은 실물 수요는 1980년 이래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홍콩금거래소(CGSE)에 따르면 금 실물 수요의 지표인 순금 거래는 최근 다섯 배 이상으로 늘었다.
헤이우드 청 홍콩금거래소 대표는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20년 동안 이같은 골드러시는 보지 못했다”면서 “5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거래소 직원들도 여태껏 이러한 매수 움직임은 처음 보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중국의 공격적 매수 움직임 뒤에는 ‘쌀 때 사두자’는 심리가 깔려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금값의 시세가 1983년 이래로 가장 낮은 틈에 ‘사재기’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경기부양을 위해 시장에 돈을 푸는 일본과 달리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염려가 상대적으로 낮아 금값의 하락에 염려하지 않고 있다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특히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국인들이 금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제조업 기반 중심의 중국 경제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하락하는 등 이전의 고성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중국의 PPI는 1월과 2월에 모두 1.6% 떨어졌으며 3월에는 1.9% 하락했다.
PPI의 하락은 중국이 실질적으로 디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이는 중국이 아직도 제조업 기반의 경제로 원자재 가격의 등락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중국 경제가 동아시아에서 변동성이 가장 심하다는 점도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가 몰리는 요인이라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상치를 밑도는 7.7% 그쳤고 북한을 포함한 대내외 변수에 민감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공산당중앙정치국상무위원회가 최근 이례적으로 경제에 관해 특별 논의를 했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을 키워 안전자산인 금을 선호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포브스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