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신임 총리의 취임식이 열린 28일(현지시간) 총리 관저 밖에서 한 실업자가 총기를 난사했다. 경찰들이 이날 총격사건 용의자를 제압하고 있다. 로마/AP뉴시스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신임 총리가 취임 선서를 하고 있는 동안 총리 관저 밖에서 총격사고가 발생했다고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가난한 남부 칼라브리아 출신의 실업자인 49살의 루이지 프레이티는 이날 총리 관저 밖에서 총을 난사해 경찰관 2명이 부상했다.
경찰관 중 한 명은 다리에 총을 맞았으며 다른 한 명은 목 부위의 경추에 총을 맞아 위중한 상태라고 FT는 전했다.
총리 관저 밖에 서 있던 경찰관들에게 총을 발사하고 나서 프레이티는 근처의 다른 경찰관들에게 “나를 쏘라”고 외쳤다.
프레이티를 심문한 피에르필리포 라비아니 치안판사는 “범인은 정치인들에 총격을 가하려 했다고 증언했다”면서 “그는 직장과 재산 등 모든 것을 잃어버린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당들이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해 정국 혼란이 끝나는가 싶었으나 이날 총격 사건은 재정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이탈리아 국민의 현 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탈리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2007년과 비교해 7%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 주민의 가처분소득은 9.5% 감소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공식적인 실업자 수는 270만명이나 취직을 포기해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람만 300만명에 이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