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이 양자구도로 압축됐다. 광주 출신이자 범주류인 ‘이용섭·강기정’ 후보 대 비주류 ‘김한길’ 후보로 짜여진 구도다. 특히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국회입성으로 새 국면을 맞은 분위기다.
안 의원의 여의도 입성으로 인해 야권의 정치적 유동성이 커지면서다.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여부를 놓고 당 내부가 흔들릴 가능성이 큰 가운데 친노(친 노무현)주류 측은 ‘견제’를, 비주류 측은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이에 따라 범주류 측 인사가 당권을 잡을 경우 비주류의 반발이 커져 안 의원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공교롭게 범주류 이·강 의원이 김 의원에 맞서기 위해 단일화를 발표한 시기가 안 의원의 당선 다음날이어서 ‘안철수 견제용’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강 후보는 오는 28일 단일후보를 정하기로 합의했다. 여론조사기관이 표본 추출한 300∼500명의 대의원을 배심원단으로 선정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정견발표와 토론회를 거쳐 배심원단 투표로 단일후보를 뽑기로 했다. 김 후보가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단일화가 어느 정도 폭발력을 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범주류 단일화 과정에서 대선 패배 책임론으로 숨죽여왔던 친노 주류 진영도 결집하는 분위기다. 주류 측은 당 강령 정책 개정시도나 대선자금 검증보고서 유출 사건 등으로 불만이 쌓인 상황이어서 단일화 후보 추대시 조직적 세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김한길 대세론’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반면 대선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친노 측의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을 거란 상반된 전망도 나온다.
범주류 단일화에 대해선 ‘정치 공학적’이라는 비판이 크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유성엽 의원은 26일 라디오에서 “단일화는 유권자를 조작대상으로 보는 잘못된 행동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