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부품 국산화한 삼성전자-자화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중견기업인 자화전자와 디지털카메라의 손떨림보정장치(OIS), 셔터 일체형 제품 개발을 공동으로 수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삼성전자의 공동 개발 성과공유제인 ‘신기술 개발 공모제’를 통해 진행됐다.
양사의 협력사업은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초소형 정밀 부품을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화전자가 압도적 기술력을 가진 초소형 부품 제조를 위한 마그네트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개선점을 찾아나가는 삼성전자의 업무 추진력이 결합했기에 가능했다.
자화전자 김희승 개발2팀장은 “OIS와 셔터 일체형 제품은 대부분 일본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며 “이 때문에 신기술 개발 공모제가 아니었다면 삼성전자의 기술 지원이나 시장이 요구하는 기준을 습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처음 진출하는 분야의 첫 기술개발이면 기존에 거래하던 업체들보다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이 부분을 삼성전자에서 투자해 줬기 때문에 성공적 개발과 상용화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개발부터 생산까지 협업한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에프티이앤이, 우창산업과 협력해 신제품을 만들었다. 나노기술 보유기업인 에프티이앤이는 현대모비스와 공동 연구를 통해 램프에 들어가는 벤트캡 부품을 개발했다. 벤트캡은 자동차 내부 압력의 균형을 맞추는 부품이다. 이후 현대모비스는 제품 생산을 위해 1차 제조협력사인 우창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대기업과 1·2차 협력사 3자 간의 공동협업을 통해 제품화에 성공한 사례다. 벤트캡은 2011년 연구개발을 끝내고 ‘공동 특허’로 등록됐으며 지난 1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현대모비스 재료연구팀 이근형 선임연구원은 “대부분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동 연구·개발 사례는 국책과제를 활용하거나 중소기업에서 연구된 아이템을 대기업에 소개해 개발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하지만 이번 사업은 대기업에서 아이템을 도출해 선행검증 후 중소기업에 공동 개발을 제안한 경우”라며 “오직 기술 하나만을 보고 에프티이앤이의 문을 두드렸다”고 강조했다.
성공적 과제 수행은 포스코와 공급사 양측에 다양한 성과를 안겨줬다. 포스코는 수작업에서 자동설비로 전환해 효율성 향상은 물론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또 매 작업마다 90초의 시간을 단축시켜 2제강공장에서 1kr(쇳물에 들어있는 불순물 제거 과정 중 유황을 제거하는 과정)당 800억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포스코는 이번 협업을 통해 두 공급사에 시험품 개발비를 지원했고 제품에 대한 장기 계약권을 보장했다. 더욱이 두 협력사는 7억3000만원에 달하는 성과금을 일괄 현금으로 받는 쾌거를 올렸다.
◇문제점 개선 위해 협력사와 손잡은 KT= KT는 동아일렉콤과 기지국 전원공급장치의 효율성을 개선시켰다. 신기술 개발이 아닌 개선 대책을 세우는 데 있어서도 협력사와 손잡으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두 회사의 협업으로 기지국 한 곳당 1대씩 필요했던 전원공급장치가 기지국 3곳당 1개로 크게 줄었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 대비 투자비를 42% 절감할 수 있었다.
최원석 KT 매니저는 “KT는 지난 2006년부터 동반성장과 성과공유에 관심이 많았다”며 “올해부터는 성과공유 페스티벌을 개최해 아이디어를 내고 또 그에 대한 포상까지 진행하는 축제로, 전사적 차원의 행사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환경에 맞춰 동반성장위원회도 동반성장 지수의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대기업의 동반성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며 “다음달 발표될 동반성장 지수는 지난해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반성장지수는 기업별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해 계량화한 지표로 대·중소기업의 상생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