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사무실로 들어가니 가장 먼저 ‘대PD’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칭호에 대해 주 PD는 “회사가 준 칭호지만 쑥스럽다. 대주방장, 대목수처럼 다른 직업에는 없는 명칭이다. 영원한 PD로 남고 싶다. PD가 가장 맘에 드는 호칭”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교사, 연출자, 방송사 대표, 프로그램 진행자, 대학교수 등을 거친 그는 새로운 직업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직장을 잃은 많은 또래의 친구들에게 욕심으로 비친다. 열정의 강도가 있는데 20~30대에 가장 세다. 20년 전 나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경험을 바탕으로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힘이 되는 말을 전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후배들의 멘토가 되겠다고 했다.
주 PD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어려움을 피하지 말라’는 것과 ‘자신감’,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그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무엇무엇 하기 너무 어렵다고들 말한다. 어렵다는 것은 새로운 굉장한 기회다. 쉬운 것만 하면 보람이 없다. 어려우면 신이 난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더 재밌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기대하는 후배 모습에 대해서도 “너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남을 무시하진 말라”고 조언했다. 스스로 자신감을 갖되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해온 주 PD의 젊은 시절의 생활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선배나 동료의 저항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자기의 꿈이 얼마나 큰가가 중요하다. 새로운 사안에 대해 끊임없이 윗사람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중요한 것은 주변의 압박을 이기는 것이다. 누르면 꺼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용수철처럼 일어나는 사람이 있는데 용수철 같은 사람이 돼라”고 전했다.
주 PD는 종종 강의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서너 시간의 강의로 못다한 이야기가 너무 많았던 그가 이번에 또 책을 냈다. 벌써 13권째다. 새 책에는 후배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5가지 직업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던 그가 이제 인생 6막을 열어간다. 일을 즐기며 고난 또한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젊은이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주 PD의 새 책이 있다면 오늘보다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