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일어난 일만 해도 그렇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한국전력 발전사인 한국남동발전이 실시한 유연탄 수송(800만~1200만톤 규모) 입찰에서 대보인터내셔널쉬핑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장기수송권을 따냈다. 지난해 발전사 5개가 함께 발주한 유연탄 수송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던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서는 좋은 결과다.
여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낙찰 과정에서 지나치게 낮은 입찰가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가 제시한 금액은 하루에 약 1만 달러 수준. 하지만 이번 계약이 2015년부터 10년 이상 장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수익은 커녕 적자를 각오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적어도 1일 당 1만3000만 달러에서 1만5000만 달러는 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세청 등에서 규제가 들어가다 보니 현대글로비스가 3자 물류 비중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이해가 된다”며 “하지만 낙찰가가 너무 낮다보니 경쟁력 있는 금액이 아니어서 해당 사업에서 손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결국 장기운송이라는 것은 가격 산출할 때 상당히 신중성을 요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낙찰되고 보자, 일감 몰아주기부터 없애자’는 것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수익성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발묘조장(拔苗助長)’이라는 말이 있다. 급하게 서두르다 오히려 일을 망친다는 뜻이다. 국세청이 내부 매출 비중 30%가 넘는 기업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시점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러나 수익 창출이라는 경영의 ‘정석’을 잊는다면, 기업의 미래가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