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국가정보원 직원의 대선 개입 사건관 관련해 국정원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를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서 드러난 여러 의혹들이 밝혀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안재경 경찰청 차장은 15일 오전 경찰청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댓글을 단 직원에게 국정원 중간간부가 지시한 부분이 드러나고, (이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면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아직 거기까지 나온 것이 있는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국정원 여직원 김모(29)씨의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씨 등과 함께 인터넷에 대선 관련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는 또 다른 국정원 직원 이모(39)씨를 지난달 불러 조사했다. 국정원은 이씨가 직원인지 여부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상 국정원 직원이 맞다”고 보고 있다.
안 차장은 이와 관련해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실제 국정원 직원인지 확인하려면 강제수사까지 갈 수 있는 사안 아닌가’라는 질문에 “필요한 수사는 다 해야 할 것”이라고 답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가능성을 열어 뒀다.
또 “공소시효가 오는 6월19일로 끝나는 만큼 검찰에서도 어느 정도 수사가 이뤄져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그 이전에 조속히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넘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14일 국정원 직원이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비방글을 올렸다며 누리꾼의 가족을 찾아 주의를 준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은 황덕환 ‘안티 박근혜 까페’ 대표의 아버지 사무실로 지난달 찾아가 황씨에 대해 물었다.
그는 스스로 국정원 직원이라고 밝히며 황씨가 지난 대선 때 인터넷과 SNS 등에 올린 박 후보에 대한 비방글을 설명하고, 앞으로 그러지 못하도록 아버지가 주의를 주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황씨는 지난 9일 국정원에 공개질의서를 보낸 상태다. 또 국정원의 주장 일부는 자신과 무관하며, 국정원의 행위 자체가 명백한 불법 민간인 사찰이라며 민형사상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황씨의 인터넷 활동 사항을 조사하고 가족을 통해 겁박한 것은 정치 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매우 방대했음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