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경제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버블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선진국에서 유입되는 단기성 투기자금인 핫머니가 늘면서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버블 징후가 보이고 시작했다고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분석팀은 수주 전 동남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현지 메이저 부동산개발업체인 시푸트라개발은 부동산 버블 불안이 수도인 자카르타를 넘어 다른 중소도시로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자카르타 중심가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수년간 연평균 30~40%씩 올랐으며 일부 중소도시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50% 뛰어 대도시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고 시푸트라는 우려를 표시했다.
CS 싱가포르 리서치센터의 로버트 프라이어-완데스포데 이사는 “인도네시아 부동산 가격 급등은 버블의 증거라고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둔화에도 지난해 동남아 경제는 평균 5.6%의 고성장을 지속했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 완화가 지속하면서 선진국의 핫머니가 동남아로 유입해 버블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들은 인도네시아 국채의 33%를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채권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에 전년보다 42.7% 커졌다고 ADB는 전했다.
한편 HSBC는 외국인의 말레이시아 국채 보유 규모가 지난해 말에 690억 달러(약 78조원)로 2009년에 비해 다섯배 이상 확대됐다고 추산했다.
태국의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5.3%로, 2011년의 11.4%와 2010년의 12.0%에서 올랐다.
CS는 최근 보고서에서 “동남아시아 각국은 진행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경제가 빠르게 과열돼 버블로 향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그러나 전반적으로 동남아시아의 경제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ADB는 지난 9일 발표한 연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동남아시아는 지난해 태국 경제의 회복과 필리핀의 공공지출 확대에 힘입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경제가 전년 대비 성장했다”며 “올해 동남아시아 경제성장률은 5.4%에 이르고 내년에 5.7%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용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정책입안자들은 자산 버블과 인플레이션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