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가 커되면서 한국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GM의 한국 생산기지 이전 가능성 제기, 국제신용평가사들의 북핵리스크 경고, 외국인 관광객 급감, 요동치는 환율시장 등 한국경제에 비상등이 커졌다. 특히 북한 리스크와 더불어 엔저현상이 겹치면서 금융시장과 수출전선, 국가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한리스크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른 한국경제의 경고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부정적이라고 경고했다. 이들 국제신용사들은 기존 북한리스크가 한국 국가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바꾼 것이다.
무디스는 지난 8일 신용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재처리를 시작한 것은 한국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최근 북한리스크는 그동안 북한 도발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년만의 개성공단 조업 전면 중단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북한 대화 채널 단절, 북한 3차 핵실험에 이은 미사일 발사 등 북한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어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 신인도 하락과 외자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문일 외환선물 연구원은 “ 최근 CNN 등 외국 방송의 연일 북한 전쟁 가능성 보도가 외인의 차익 실현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최근 북한 리스크로 신용부도스왑(CDS)이 급등하고 외인들의 코스피 현물 대량 매도로 코스피가 하락하는 것도 앞으로 국내 경기에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댄 애커슨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지난 5일 한반도 상황이 계속 심각해지면 한국 공장을 이전시킬 계획이 있다고 밝힌 점도 한국경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방한이 예정됐던 각국의 기업대표가 잇달아 방한을 취소하고 있는 점도 앞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시장도 북한리스크와 더불어 엔저공습으로 요동치고 있다. 주식시장은 9일 7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며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5거래일 연속 대규모로 순매도했다. 외환시장도 원·달러 환율이 7개월래 최고치로 치솟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의 공격적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엔저현상으로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애초 원화강세에 초점을 맞췄던 수출정책은 원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전면 재수정에 나섰고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0엔까지 떨어지면 우리 수출은 3.4%나 줄어든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북한리스크가 과거 어는 때보다 고조되면서 해외 수주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리스크로 수출전선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큰 폭으로 줄어 여행업계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지난달 28일 3만7000명에서 지난 6일엔 2만4000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일본관광객이 4월 기준으로 한달 만에 81%에서 67%로 급감했다.
북한리스크가 한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