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개성공단 가동 잠정중단과 북측 근로자 전원 철수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옴에 따라 정부와 청와대는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감시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의 의중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이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 중이다.
9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북한이 개성공단 잠정중단을 발표한 지 이틀째 북측 근로자들이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에도 외교안보의 컨트롤타워 격인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안보대책회의를 열어 상황을 파악하며 대응책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이 도발 위협을 시작한 이후 매일 오전 주철기 외교안보 수석 등과 안보회의를 통해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전략을 수립해왔다.
청와대는 전날에도 북한 발표가 전해진 직후 김 실장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비롯해 통일·위기관리비서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도 이번 사태를 즉각 보고받고 적절하고 차분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창중 대변인은 이와 관련 “정부는 북한의 의도를 정밀 분석중”이라며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외교안보수석실과 함께 통일부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날 통일부 성명을 통해 “앞으로도 북한의 무분별한 행동에 대해서는 차분하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며, 개성공단 체류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과 재산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북한의 개성공단 잠정중단 조치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며 ‘북한의 협박에 끌려 다닐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감정적 대응을 삼가면서도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단호하게 대응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잠정 가동 중단 조치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북한에 모든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도 섣부른 판단으로 북한의 노림수에 걸려 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차분하지만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청와대는 이미 최근 외교안보장관회의 등을 통해 개성공단 폐쇄 위협에 대한 단계별 대응 시나리오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에서는 최악의 경우 개성 공단 폐쇄까지 감수하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 개성공단 폐쇄 우려가 현실화 되자 정치권에선‘대북특사’ 파견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김 실장은 “위기라고 해서 섣부른 대화를 시도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류길재 통일부장관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 “지금 상황은 대화를 통한 협상으로 해결될 국면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