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라면’으로 알아보는 대한민국 입맛 지도

입력 2013-04-0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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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양념 선호하는 경남 ‘안성탕면’… 조화로운 맛 즐기는 전남 ‘삼양라면’ 상대적 인기

‘라면’으로 지역별 입맛을 알 수 있다. 같은 라면이지만 지역별로 선호하는 스프의 맛, 건더기가 있는 까닭이다.

농심이 AC닐슨의 라면 매출액(지난해 1∼7월)을 분석한 결과 안성탕면은 경남지역에서 신라면을 0.7%포인트 차로 제치고 12.3%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안성탕면의 전국 평균(6.3%)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농심은 콩 등 된장 양념을 선호하는 경남지역의 식문화가 라면 선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안성탕면이 경상도 지역에서만 유독 더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콩을 이용한 음식문화가 발달해 사람들이 된장 양념에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라도에서는 신라면에 이어 삼양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양라면은 전국에서 5.1%의 점유율을 보이며 5위를 기록했지만, 전남지역에서는 8.8%로 2위를 나타냈다.

이정희 농심 식문화연구팀 팀장은 “문헌에 따르면 전라도 지역은 예로부터 식재료나 젓갈류가 다양해 이를 이용한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맛을 지닌 음식이 발달했다”며 “어느 한가지 맛이 강하지 않고 두루 조화로운 맛을 즐기는 음식문화는 상대적으로 매운 맛의 강도가 떨어지는 삼양라면이 전라도 지역에서 호평을 받는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강원지역에서는 1위 신라면에 이어 신라면 용기면(신라면 큰사발·신라면컵)이 6.6%의 점유율을 보이며 2위를 차지했다. 컵라면이 2위를 차지한 지역은 강원도가 전국에서 유일했다. 관광, 레저시설이 밀집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심 관계자는 “지역적 환경을 배경으로 해 강원도 지역에서는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를 제치고 신라면 컵라면이 2위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강원도 지역 특산물인 황태를 활용해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라면도 있다. 2008년 GS리테일은 삼양식품을 통해 해장에 좋은 황태를 이용해 만든 ‘대관령 황태라면’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우리나라 최대 황태덕장(황태의 건조장)인 강원도 용대리에서 겨울 내내 동결·해동·건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최고 품질의 ‘용대리 황태’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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