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셰일가스와 원유 생산 붐이 일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것은 물론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씨티그룹과 UBS는 셰일가스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향후 수년간 연평균 0.5%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남서부는 이미 셰일가스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펜실베이니아 지역 주민들이 자신이 보유한 토지에 채굴을 허용하면서 지난해 12억 달러를 벌었다고 집계했다.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교외 복합상업지구에는 원유업체들과 이들의 공급업체·하청업체·변호사·환경 자문기관이 들어서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에 넓게 분포한 마셀러스 셰일 지대에 관련 업체들이 진출하면서 10만개의 일자리가 생겼으며 오는 2020년까지 22만건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셰일가스는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에 14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 오는 2020년에는 그 효과가 2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펜실베이니아뿐만 아니라 아칸소·루이지애나·오클라호마·텍사스 역시 셰일가스 붐이 일고 있는 지역이다.
미 에너지부는 셰일가스 생산이 지난 2007년에서 2010년까지 4배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가스 생산은 지난 5년에 걸쳐 20% 증가했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가스 생산국이다.
BP는 북미 셰일가스 생산이 미국에서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5.3%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값싼 셰일가스로 철강제조뿐만 아니라 플라스틱·비료 등 에너지 관련 산업 역시 미국으로 몰리는 추세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셰브런필립스·다우캐미컬·포모사플라스틱·옥시텐틀석유·윌리엄스 등은 걸프만에 보유한 화학 공장을 확장하고 있거나 새 공장을 짓고 있다.
메탄올 제조사 메타넥스는 최근 칠레의 한 공장 설비를 철거해 미 루이지애나로 옮기기도 했다.
비료 생산업체 CF인더스트리스는 미국 내 비료생산을 확장하고 있고, 제철업체 뉴코 역시 새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의 가스가격은 지난 2008년 mmBTU(가스용량단위)당 13달러에서 지난해 1~2달러로 내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2011년 미국이 선진국 가운데 산업용 가스 가격이 캐나다에 이어 가장 싸다고 발표했다.
미국 공장들은 독일 가스 가격의 3분의 1·한국의 4분의 1을 지불하고 있다.
값싼 가스로 전기 가격도 크게 낮아졌다.
IEA 조사에 따르면 2011년 미국 공장들이 지불한 전력 현물가는 칠레와 멕시코의 절반에 그쳤으며 아틸리아의 4분의 1을 기록했다.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한 반면 유가는 크게 변동이 없어 일부 업체들은 원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로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타이트 오일(Tight Oil)’의 생산이 증가하면서 미국의 원유 생산은 지난 4년 동안 3분의 1 가량 늘었다. 하루 생산량은 700만 배럴에 달한다.
미국 정부는 향후 2년 동안 원유 생산이 하루 1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P는 미국의 액체연료 생산량이 올해 말에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HS에 따르면 원유 생산으로 미국의 재정적자는 지난해 700억 달러, 약 1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타이트오일 등 비전통석유와 가스시장 규모는 지난해 2380억 달러에 달했다. 또 약 17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를 통한 세금 수입은 620억 달러에 달했다.
값싼 가스는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를 불러오는 배경으로도 꼽히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중국과 멕시코의 생산을 켄터키로 옮겼고 레노버는 일부 생산을 노스캐롤라이나로 이동할 계획이다.
※타이트오일(tight oil)
셰일가스가 매장된 셰일층(모래와 진흙이 굳어진 지하 퇴적암층)에 존재하는 원유. 탄소 함유량이 많고 황 함량이 적은 경질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