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드사]우리카드, 통합 9년 만에 홀로서기… 체크카드로 승부한다

입력 2013-04-0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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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체크’ 하이브리드로 경쟁… 기업고객 중심 영업망 구축 장점

“수년 내 체크카드 시장 1위가 목표다.”

정현진 우리카드 초대 대표이사의 포부다. 정 대표는 지난 1일 취임식에서 “최근 어려운 카드 시장 환경에서 우리카드를 업계 수위권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고객기반 확대, 마케팅 역량 강화, 그룹 시너지 제고, 신성장동력 발굴,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에 주력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대표는 우리카드 출범과 함께 체크카드 활성화에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듀엣 플래티늄 카드’라는 이름의 하이브리드카드를 전략상품으로 선정했다.

또한 은행 서비스와 연계해 그룹 통합 마케팅 추진 등 시너지 창출에도 나선다. 보험대리, 통신판매 등의 부대사업 활성화와 지속적인 신사업 개발에도 나선다.

◇ 9년 만의 분사 새출발 = 우리카드는 지난 1일 우리금융에서 분사해 전 업계 카드사로 새롭게 출범했다. 2004년 신용카드 대란 직후 우리은행과 통합한 지 9년 만이다. 자기자본은 1조500억원 수준. 총자산 4조2000억원이다. 우리금융지주가 100% 출자한 자회사 형태다. 본점 사옥은 서울 종로구 중학동 더케이(The-K) 트윈타워다.

우리카드 출범으로 카드 시장 패권 자리를 놓고 카드사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가 카드부문을 모두 분사시켜 카드 시장이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카드는 계열사인 우리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을 3년 내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고객군이 겹치는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들의 영업전선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현재 저금리·저성장 기조 지속, 수수료 체계 개편 등으로 신용카드 성장세가 주춤하는 사이 ‘소득공제 혜택’을 앞세운 체크카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계 카드사들의 강세가 점쳐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대기업 등 기업 고객 중심으로 영업망이 구축돼 있다. 때문에 우리카드가 체크카드 시장에서 본격적 영업에 나설 경우 ‘캡티브 마켓(계열사 간 내부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계 카드사엔 상당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상품 종류나 포인트 적립, 서비스 혜택 등이 영업망 확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할 때 기업계보다는 은행계 카드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

우리카드 출범으로 국내 전 업계 카드사는 신한카드, 비씨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에 이어 총 8개로 늘어났다. 현재 카드사 간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가 19.8%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국민카드 14%, 삼성카드ㆍ현대카드가 12%대, 외환은행(카드부문)과 우리카드가 6%대, 하나SK카드가 5%대를 보이고 있다.

◇ 체크·하이브리드 격전 예고 = 카드업계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카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체크카드 기반의 하이브리드 카드는 평소 체크카드처럼 이용하다가 통장 잔액이 부족할 때는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다.

신용 결제 한도는 최대 30만원으로 한 사람당 2장까지 발급받을 수 있다. 연회비는 대부분 2000원으로 신용카드보다 저렴한 편이다.

올해부터 체크카드 소득공제율(30%)이 신용카드 공제율(15%)의 두 배에 이르러 체크카드가 더욱 유리해졌지만 체크카드의 불편한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카드가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를 전략상품으로 선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카드는 체크카드에 소액 신용기능을 탑재한 체크카드 기반의 하이브리드카드인 듀엣 플래티늄 카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체크카드의 신용결제 기능을 강화하고 부가서비스를 특화시킨 상품이다. 소득공제 혜택을 보다 많이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하이브리드카드는 결제액이 소액이어도 결제일에 통장 잔액이 없으면 바로 연체로 간주되기 때문에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연체이자가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높기 때문이다. 1개월 미만 연체 시 연 23∼24%의 이자가 붙는다. 3개월 이상 연체하면 가산금리는 물론이고 신용등급까지 추락할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리카드가 장기적으로는 신용카드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체크카드와 하이브리드카드는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체크카드와 하이브리드카드는 신용카드 고객 확충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결국 신용카드 판매를 놓고 비슷한 성적대의 농협(이하 점유율 8%), 하나SK(5%), 롯데(7.4%)가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 카드대란 당시 전 업계 카드사가 LG, 삼성, 현대, 롯데, KB, 외환, 우리, 비씨 등 8곳이었는데 우리카드 출범으로 다시 예전과 같은 시장구도가 재현됐다”면서 “선의의 경쟁을 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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