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선 자본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나와야 한다. 제조업만으론 우리나라가 경제 강국에 안착할 수 없다. 자본시장에서 활약하는 부가가치 높은 산업이 성장해야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그 첨병에 증권사가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어깨를 겨눌 수 있는 토종 증권사가 탄생해야 한국경제가 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둘러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대형증권사 자산을 다 합쳐도 골드만삭스를 못 따라간다. 더 비참한 것은 증권 산업을 발전시킬 전문인력이 태부족하다. 유능한 인력 중 상당수는 고액 연봉을 받고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계열사로 증권사를 거느리고 있는 국내 모 대기업이 계열사 매각을 위한 주간사로 골드만삭스를 선택한 것은 국내 증권사의 경쟁력이 그만큼 뒤떨어져 있다는 방증이다.
이 와중에 국내 증권사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거래대금 급감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지나친 영업규제로 성장동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어렵게 유상증자를 해도 돈을 굴릴 만한 곳이 없다보니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감소하고 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적자를 내는 지점이 속출하고 있다.
이제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탄생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선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정부는 “할 건 많은데 할 일이 없다” 는 증권계의 자조 섞인 푸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가 규제의 장막을 치고 ‘포지티브 정책’ 을 고수하는 한 증권업 발전은 요원하다.
물론 증권사도 변해야 한다. 생산성 낮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치중하면 ‘천수답식 경영’에서 탈피할 수 없다. 인재를 키우고, 신사업 영역을 적극 발굴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증권사마다 특성을 살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증권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만들어야 한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위탁매매 중심에서 자산관리 서비스 중심 사업모델로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또한“자산관리가 국내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부유층 고객뿐만 아니라 ‘대중 부유층’ 대상 서비스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