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주인공 차종우(신하균)의 자화자찬으로 시작된다. 35세 아빠의 철없는 면면은 첫 화면부터 관객들의 웃음 코드를 자극하면서 유쾌하게 출발한다. 유쾌한 출발은 이내 쾌속 질주가 되고, 어느새 관객마저 뒤꽁무니를 잡힐까 앉은 채 발을 구르게 하는 영화 ‘런닝맨’이 베일을 벗었다.
‘런닝맨’이 26일 서울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언론 시사회를 시작으로 본격 출발을 알렸다. 주인공 신하균은 변신에 성공했고, 메가폰을 잡은 조동오 감독은 자신의 필모그라피에 한 획을 그었다. 영화 ‘런닝맨’은 주인공 신하균의 이미지를 탈바꿈시킴과 동시에 그의 과장된 표정 연기에 힘을 입었다. 한때 도망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지만 이제는 카센터 직원, 밤에는 콜 전문기사로 활동 중인 종우는 18살 나이 차의 아들 기혁(이민호)과 둘이 살고 있다.
어느 날 큰돈을 주겠다던 대박 손님이 차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본능적으로 현장에서 도망을 친 종우는 하루아침에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된다. 아들에게조차 의심받는 상황에서 전 국민이 주목하는 살인 용의자가 된 종우는 경찰, 언론뿐 아니라 정체 불명의 이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러던 중 주변인물마저 목숨을 잃게 되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음을 직감하고 적극적으로 누명 벗기에 나선다.
26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다는 조 감독은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소재가 100% 투자를 도맡은 할리우드 제작자에게 통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는 국가를 막론하고 공감하는 일반적 이야기”라며 “폭스사에 스토리를 설득할 필요는 없었다. 그들도 한국적 정서를 담은 로컬 영화를 만들자는 데 동의를 한 부분이다. 오히려 함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층 풍성한 작품으로 완성됐다”고 흡족해 했다.
‘런닝맨’은 한국 영화 최초로 할리우드 자본을 투입, 국내 기술로 제작한 작품. 한국적인 정서와 서울 도심의 지형을 이용한 생활 밀착형 액션을 선보임으로써 전 세계 관객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와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해 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의도다.
‘생활 밀착형 액션’이라는 수식에서 알 수 있듯 주연배우 신하균의 몸 고생은 두 말할 나위 없었다. 촬영 중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느라 하루도 몸 성할 날이 없었다는 그는 “다시 찍으라면 못 찍을 영화”라며 혀를 내둘렀다.
언론 시사회를 통해 취재진을 만난 그는 “고소 공포증이 있는데 높은 곳에서 촬영이 많았다. 특히 서울 종로의 한 커피숍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생각보다 높아서 정말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액션배우로의 변신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특별히 변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작품을 선택할 때 액션 연기를 한다는 개념보다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을 아직 안했기 때문에 아들에 대한 애틋함은 잘 모른다. 나와 내 아버지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연기했다. 개인적으로 다시 한 번 아버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영화”라고 전했다.
상대 여배우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연급 연기자가 없는 가운데 신하균이라는 이름 위에 지워진 부담이 큰 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흥행 정도를 묻는 질문에 사뭇 조심스러워하던 그는 “봄꽃의 계절이라서 큰 욕심을 낼 수는 없다. 400만명이 넘으면 관객들과 술 한 잔 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봄나들이도 하고 영화 ‘런닝맨’도 봐 달라”고 당부했다.
신하균이 원톱으로 나선 도심 질주 액션영화 ‘런닝맨’은 오는 4월 4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