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새로운 채용 방식인 ‘통섭형 인재 모집’에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인문계열 졸업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내놓은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이하 SCSA)’ 지원자가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SCSA는 인문학적 창의성과 상상력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춘 융·복합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도입했다. 인문계열 졸업자를 대상으로 6개월 간 IT관련 집중교육을 통해 통섭형 인재로 양성한다는 전략이다. 교육 기간 중 수습사원에 준하는 교육비가 지원되며 교육 기간이 경력으로 인정된다는 장점이 있다.
SCSA는 삼성전자와 삼성SDS 두 곳에서 실시되며 올해 50명씩 총 100명을 선발한다. 그룹측은 전체 지원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주 삼성SDS가 진행한 SCSA에 2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통상 삼성전자의 지원율이 삼성SDS보다 1.5~2배 이상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SCSA 지원자는 5000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률만 50대 1을 넘는 셈이다. 삼성그룹의 일반적인 공채 경쟁률은 10대 1 수준이다.
당초 삼성그룹은 새로운 채용 방식에 대한 홍보부족, 인문학도의 소프트웨어 거부감 등으로 지원이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반면 이번 채용 시스템에 지원자가 몰리면서 새로운 인재에 대한 기대감에 차있는 상태다.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의 첫 통섭형 인재 모집에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진만큼 다른 기업으로 파급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95년 학력제한을 철폐한 ‘열린 채용’을 도입했고, 지난해에는 열린 채용을 발전시켜 대졸 공채인원의 5%를 저소득층에서, 35%를 지방대생에 할당하는 ‘함께가는 열린채용’을 시행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채용과 투자 등에서 삼성의 선택이 재계 다른 기업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올해 다른 기업의 채용 방식 변화가 주목되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