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를 들은 것도 벌써 올해로 3년이 다 되어간다. 매년 곱씹을수록 참말이라고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나의 경험치와 능력에 비례하게 내가 맡아야 할 업무의 범위와 분량이 늘기도 하지만 그만큼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을 매년 뼈저리게 느낀다.
보도자료 배포를 예로 들자면 아버지 세대의 홍보맨들은 기자를 직접 찾아가 손수 작성한 보도자료를 손에 쥐어주는 것이 가장 큰일이었다고 한다. 이는 곧 우편물과 전화와 팩스로 대체되었고, 그 다음은 이메일과 전화, 그리고 지금은 이메일과 메신저와 전화다.
손으로 직접 써서 직접 내 발로 기자들을 만나러 다녀야 했던 당시는 하루에 한 건의 보도자료를 처리하기에도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컴퓨터로 쉽게 수십 명의 기자들에게 같은 보도자료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즉, 나의 능력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얼마든지 보도자료를 배포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기자들의 입장에서도 비슷하다. 그 옛날 홍보맨들이 직접 손에 쥐어주는 보도자료는 어떻게 보면 기자가 직접 보고 확인한 정보가 아니니 사실 여부의 확인이 어려운 정보이다. 정확하게, 자부심을 담은 기사를 쓰기 위해선 기자가 직접 하루종일 뛰어야만 기사를 쓸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메신저로, 이메일로 보도자료가 쏟아지고, 해당 보도자료의 사실 여부는 몇 분의 온라인 검색과 전화 몇 통만으로도 충분해졌다. 이 외에도 인터넷에는 기삿거리가 차고 넘친다.
다들 편리한 업무처리의 대가로 엄청난 양의 업무량을 받은 것이다. 이런 격변의 상황에서 생겨난 신종 업무가 바로 컨설팅이라고 생각한다. 특화된 분야에서 해당 분야의 수십만 건의 정보를 흡수하고 정제하는 컨설턴트는 당사자와 연관된 모두에게 WIN을 안겨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전문가이다.
PR 컨설턴트. 이것이 나의 직업이다. 벌써 5년을 PR 컨설턴트로 살아왔는데, 정리해놓고 보니 그 의미가 참 특별하다. 책임도 의무도 역량도 참 다양한 직업이 컨설턴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