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은 올해 1분기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국내외의 돌발 악재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수익률 관리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직하게 ‘가치철학’을 고수한 자산운용사들은 온갖 장애물 속에서도 ‘A+’ 성적표를 받았다.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순자산 300억원 이상을 굴리고 있는 40개 자산운용사의 국내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20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0.6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보다(-3.52%) 앞섰지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12개사에 불과했다.
회사별로는 장기투자를 중요시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선전했다. ‘가치투자의 대명사’ 이채원 부사장이 자리 잡고 있는 한국밸류운용이 6.49%의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대표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6.67%),‘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6.47%) 등이 6%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성적을 끌어올렸다.
아울러 ‘가치투자 전도사’인 허남권 본부장이 있는 신영운용(4.17%)과 ‘젊은 가치투자맨’ 최웅필 이사가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KB운용(1.84%)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세이고배당’ 펀드로 유명한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도 3.13%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베어링과 손잡은 SEI에셋은 사학연금 우수 위탁 운용사로 뽑힐 만큼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밖에 하이(1.20%), ING(0.85%), 마이애셋(0.57%), 플러스(0.31%), 칸서스(0.24%), KTB(0.19%), 동양(0.19%), 유리(0.17%) 등도 ‘플러스’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대형사들은 시장 수익률을 간신히 맞췄다. 순자산 1위 삼성자산운용은 -1.86%를 기록해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1.48%)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JP모간은 -4.27%를 기록해 유일하게 시장 수익률도 따라잡지 못했다. 대표펀드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5.50%)의 부진이 타격을 입혔다.
이 밖에 한화(-1.79%), 하나UBS(-1.70%), 교보악사(-1.48%), 키움(-1.40%), 우리(-1.21%), 알리안츠(-1.15%) 등도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