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태양광패널업체로 군림했던 중국 썬텍파워홀딩스의 파산으로 투자자들이 12억80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를 날릴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중국 8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썬텍이 있는 우시 소재 중급인민법원에 강제 파산을 신청했다.
회사는 현재 부채가 20억 달러가 넘으며 지난 15일 만기인 5억4100만 달러의 전환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였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마운트켈렛캐피털매니지먼트와 드리하우스캐피털매니지먼트 파이오니어투자관리 등 자산운용사들이 썬텍 채권의 23%를 보유하고 있다.
썬텍은 미국증시예탁증서(ADR) 형태로 미국증시에 상장했기 때문에 채권단 뿐 아니라 회사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르네상스테크놀러지와 인베스코 샤캐피털매니지먼트 등이 썬텍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애런 츄 맥심그룹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면서 “중국 채권은행단과 서구 투자자 사이에서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분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매우 힘든 싸움이 될 것이며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 “중국은행(BOC)을 자문은행으로 끼고 싸움에 임할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담보 자산을 확보하려면 중국 채권은행들에게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으니 대형은행이면서 서구 투자자들과의 경험이 풍부한 BOC를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안젤로 지노 애널리스트는 “주식 보유자들은 아예 잊는 게 낫다”면서 “이들이 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썬텍의 복잡한 지배구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원래 파산 신청을 한 것은 썬텍의 자회사인 우시선텍파워홀딩스다. 썬텍 자체는 본사가 세금회피처로 유명한 케이먼제도에 있다.
자회사가 파산 절차에 들어가지만 미국 채권자들 대부분은 모회사의 채권을 갖고 있어 한 푼이라도 건지려면 까다로운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는 지난해 썬텍의 태양광패널 생산규모 순위가 전년의 1위에서 5위로 추락했다고 추정했다. 중국의 트리나솔라와 잉리그린에너지가 1, 2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