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

입력 2013-03-1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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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9일 7대 종단 지도자들을 만나 "북한의 핵 위협은 얼렁뚱땅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의장 7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북한이 한국을 도발한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지만 지금이라도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길로 나온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적극 가동해 북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구 소련도 핵을 갖고 있었지만 결국 어떻게 됐나"라며 "핵만 갖고 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가 비핵화로 가고 있는데 핵을 가져봤자 되는 것은 없고 고립만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핵무기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나라에 어느 나라가 투자하려 하겠는가"라며 "북한이 지금이라도 올바른 선택을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도 있고 해서 국제사회와 같이 논의하면서 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종교지도자들에게 "그동안 민간교류를 통해 북한 주민에게 도움을 주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문호 개방 등 올바른 선택을 하고 국민의 삶을 돌볼 수 있도록 더욱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종교가 축원하는 가치는 나눔과 배려의 정신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고, 어려운 곳에 빛을 주고,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합의 씨를 뿌리고, 희망을 나누는 것"이라며 "저를 비롯한 정치권도 종교지도자들처럼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치적 이익에만 매달려 국민의 문제를 외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정 파행의 원인이 됐던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 "진통 끝에 합의가 돼서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국민의 어려움을 풀어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협의회 대표의장인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은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 대한민국과 함께 이 몸을 헌신하겠다는 표현을 했는데 그런 정신으로 대통령에 임하면 국민행복이, 문화부흥이 이뤄지리라 본다"며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라고, 종단과 불교계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종교지도자들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북한이 도발 위협을 거둔다면 종교계 차원에서 인도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앞장서달라"고 요청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오찬에는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해 홍재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장,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최근덕 성균관장, 임운길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종교지도자와 회동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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