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노원병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치면서 민주통합당과의 본격적인 기싸움이 시작됐다.
포문은 민주당이 먼저 열었다. 안 전 교수의 독자적 행보에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은 13일 당 혁신안을 서둘러 발표하며 민심잡기에 나섰다.
이날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한 방송에 출연해 “안 전 교수의 ‘새 정치’에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새정치는 정당정치이고 정당정치는 양당제인 만큼 (안 전 교수는) 민주당과 함께 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또 “기계적 단일화를 거부하는 듯한 안 전 교수의 발언은 옳지 않다”며 “사실 태풍은 강하지만 길지 않다. 과연 ‘안철수 현상’이 앞으로 내년 지방선거, 3년반 후인 총선, 4년 반 후인 대통령 선거까지 꼭 간다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대선 때 안 전 교수가 문재인 전 민주당 후보와의 통합 과정에서 자신을 ‘미래 대통령’으로 언급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설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전 후보는 “실익도 없는 요구를 하는 그런 바보 같은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일축했다.
안 전 교수가 대선 당시 민주당 입당 조건으로 문 전 후보에 대선 후보직 양보를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오는 등 민주당과 안 전 교수의 갈등은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이지만 보궐선거를 불과 40여일 앞두고 노원병에서 후보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안 전 교수와의 야권연대 문제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자중지란에 빠진 것이다.
이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동섭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무소속 출마 불사를 선언하고 나서자 당 지도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안철수 대항마’로 꾸준히 거론됐던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이 “회사일도 있고 정치에 참여할만한 상황이 못 된다”며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가운데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