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필름업체 빅3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후지필름홀딩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PC업계와 손잡고 애플과 경쟁을 펼칠 전망이어서 고모리 시게타카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고모리 시게타카 후지필름 최고경영자(CEO)는 2003년 취임해 과감한 경영으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5000여명의 인원을 줄이는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필름 위주였던 후지필름의 체질개선에 나섰다.
필름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의료·전자소재사업에 진출하면서 경쟁업체들이 파산을 면치 못한 것과 달리 승승장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지필름은 특히 고모리 CEO의 주도 아래 휴대전화의 렌즈모듈 부문에서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에서는 필름업계의 강자인 후지필름이 신소재 개발을 통해 PC산업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할로겐화 은(silver halide)’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대형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제작에 나설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랩탑과 데스크탑에 사용되는 대형 터치 패널의 센서는 산화인듐주석(ITO)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ITO의 높은 가격이 대형 터치스크린 패널 생산의 걸림돌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후지필름이 할로겐화 은을 통해 생산재료를 대체할 수 있다면 업계에는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ITO의 대체물질 개발에는 후지필름을 비롯해 아트멜·유니픽셀 등 다른 업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MS를 비롯해 휴렛팩커드(HP)·델 등 PC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급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터치스크린 패널의 원활한 공급은 업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이슈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터치스크린 패널의 비용 부담으로 올해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노트북 비중은 전체의 13%에 그칠 전망이다.
코디 아크리 윌리엄스파이낸셜그룹 애널리스트는 “PC산업 전체가 수년 동안 ITO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크리 애널리스트는 “올인원 데스크탑에 사용되는 23인치부터 27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최대 180달러의 추가 비용이 든다”면서 “소형 컴퓨터와 태블릿을 위한 11.6인치 스크린 역시 45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MS는 지난해 10월 터치스크린 기술을 적용한 운영체제(OS)인 윈도8을 출시했지만 윈도8을 탑재한 터치스크린 PC는 높은 가격과 터치스크린 사용 제한성으로 미지근한 반응을 얻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전 세계 PC 판매는 지난해 3.7% 감소한데 이어 올해 1.3%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