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재 대학교에 다니는 조모(21)군은 새 학기가 다가 올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한 학기에 500만원을 훌쩍 넘는 등록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부모님에게 죄송한 마음까지 들 정도다.
이처럼 등록금 납부기간만 다가오면 대학생뿐만 아니라 이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의 시름도 깊어진다. 불경기에 자녀들의 비싼 등록금을 내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수도권 대학의 평균 한 학기 등록금은 400만~500만원대다. 현금으로 내는 것 보다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부담이 적지만 카드결제를 수용하는 곳 조차 많지 않다.
게다가 일부 대학들은 카드결제를 거부하기도 해 학부모만 골탕을 먹고 있다.
국내 대학 10곳 가운데 8곳 꼴로 등록금의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450여개 대학 가운데 올해 1학기 등록금을 카드로 받는 곳은 101개로 전체의 22.4%다.
하지만 대학들도 수수료 인상에 대해 불만이다. 현재 대학가에선 봄 학기를 맞아 학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등록금의 일부(1%)가 빠져나가는 게 큰 타격이라는 입장이다.
또 등록금의 1%는 수도권 사립대 한 학기 등록금 평균치를 400만~500만원대라고 할 때 4~5만원이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등록금의 일정액이 빠져나가는 것이어서 학사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등록금의 1%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앞으로 수수료가 낮춰지지 않는다면 최후 방안으로 카드 수납을 없앨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