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좌파의 수장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오랜 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향년 58세.
차베스의 최측근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대통령이 이날 카라카스의 군 병원에서 오후 4시25분께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차베스는 지난 2011년 6월 골반 부위에 종양이 발견돼 처음 수술을 받았으며 지난해 12월 쿠바에서 네 번째 암 수술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18일 베네수엘라로 귀국했지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위독하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차베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그는 이를 일축했으며 4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결국 병세 악화로 지난 1월 취임식 선서도 치르지 못했다.
공수부대 장교 출신인 차베스는 지난 1992년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실패해 2년간 옥살이를 했다.
사면 후에 정치인으로 변신한 차베스는 1998년 대선에서 빈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
쿠바 혁명을 일으킨 피델 카스트로에 영감을 얻은 차베스는 1000여 개의 기업을 국유화하고 빈민층을 위한 주택과 병원을 세우는 등의 정책을 펼쳤다.
또 이란과 니카라과 등과 반미 연합주의 노선을 펼치기도 했다.
차베스의 사망으로 베네수엘라 정국은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됐다.
베네수엘라의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사망 후 30일 안에 시행되야 한다.
마두로 부통령이 당분간 임시 대통령을 맡을 예정이다.
대선에서는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차베스에 졌던 야권 대표주자 엔리케 카프릴레스와 마두로 부통령이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서방권이 차베스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려 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마두로 부통령의 주장을 보도했다.
마두로 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에 반대해 군부 쿠데타를 계획했던 미국 대사관 관리를 추방했다”면서 “우리는 정부를 전복하려는 음모에 맞서기 위한 특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