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취업난 갈수록 심각…전공ㆍ자존심도 버린다

입력 2013-03-0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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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과 무관한 첫 직장을 얻거나 하향 취업하는 청년층이 늘어나는 현상은 청년 구직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05년 이후 전체 취업자 수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은 2009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청년층 일자리는 매년 감소했다.

이와 함께 청년층 고용률도 지난해 40.4%를 기록, 30%대 추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청년 고용률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청년층 10명 중 4명만 취업…'청년 일자리 대란'

4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한국고용정보원 등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2005년 44.9%를 나타낸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작년에는 40.4%까지 떨어졌다.

이는 생산활동이 가능한 청년층 10명 중 4명만이 고용된 상태인 것을 뜻한다.

지난 8년간 전체 취업자 수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은 2009년(-7만1천명)을 제외하고 매년 꾸준히 증가했지만 청년층 취업은 지속적으로 줄어든 결과다.

지난해 전체 일자리가 43만7천개 증가하는 동안 청년층 일자리는 3만6천개 줄었다. 올해 1월 20대 취업자 역시 1년 전보다 10만6천명 감소했다.

청년층의 구직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취업을 못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한 이들의 숫자도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 인구 중 취업을 희망하고 즉시 취업이 가능하며, 지난 1년 내 구직경험이 있는 인구를 '경계 실업자'라고 한다.

이런 경계 실업자들은 지난해 11월 현재 작년 같은 기간보다 5만명(11.8%) 증가했다. 구직단념자 역시 4만5천명(6.8%) 늘었다.

특히 취업 의지가 있는데도 최근 1년간 구직을 시도하지 않은 '실망 실업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작년 11월 기준으로 실망실업자는 1년 만에 10만명(12.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일자리를 구한 청년층의 상황도 녹록하지는 않다.

고용노동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40∼44세 장년층 임금을 100으로 가정할 때 25∼29세의 임금은 1995년 73.6에서 2010년 67.1로 줄었다.

1995년 20대 후반 청년층 임금이 40대 초반보다 26.4% 낮았다면 15년 후에는 그 차이가 32.9%로 확대됐다는 의미다.

특히 20∼24세 남성의 상대임금 변화는 55.8에서 46.9로 가장 크게 낮아졌다.

전공과 무관한 첫 직장을 얻거나 하향 취업하는 청년층이 늘어나는 현상은 이러한 청년 구직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동 연구위원은 "취업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청년층이 마구잡이식 취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공과 관련없는 취업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생존을 위해 아르바이트·인턴 등으로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청년층이 증가하다 보니 자신의 학력 수준보다 낮은 일자리에 취업하는 사례도 덩달아 늘었다"고 말했다.

◇ 청년고용할당제·고학력 일자리 창출 필요

20∼29세 청년층 고용률이 낮아지는 것은 한국 경제가 맞닥뜨린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된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을 헤쳐나갈 동인이 점차 사라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공약을 실현하려면 청년층 고용률과 더불어 여성 고용률 확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김기헌 연구위원은 "청년층 인구 감소로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줄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인구 효과를 고려해도 청년층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며 "매년 줄어드는 일자리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고용할당제 등 더욱 적극적인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공공부문이 청년층 고용을 확대하도록 하고 청년층을 고용하는 중소기업을 발굴·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 남재량 노동정책분석실장은 "고졸자 채용을 확대하는 등 능력 중심 사회가 되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일할 의지가 없는 '청년 니트족'을 줄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니트족(NEET)은 '교육도 받지 않고 취업하지 않으며 훈련도 받지 않는(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인구를 뜻하는 말로 2011년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대체로 취업의 '높은 벽'을 느낀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포기하면서 니트족이 된다.

남 실장은 "대학진학률이 떨어지고 고졸 채용이 늘어난 최근 들어 니트족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며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청년 구직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졸 청년층이 많은 현실을 고려해 노동시장을 '고학력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동 연구원은 "국내 산업단지의 일자리를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이 차지하면서 산업단지가 청년 일자리 창출원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했다"며 "이런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옳은지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분야에서 일자리가 나와야 한다"며 "새로운 산업 창출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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