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상표에 ‘라이트’나 ‘마일드’ 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나 위험을 낮게 오인할 수 있게 하는 문구가 사라질 전망이다. 국내 담배회사 KT&G는 이미 이른바 ‘오도문구’가 포함된 제품 5종 가운데 4종의 제품을 변경해 다른 외국 담배회사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KT&G는 이달 초 ‘에쎄 순(純)’ 계열의 3종(타르 함유량에 따른 0.1㎎, 0.5㎎, 1.0㎎)과 ‘타임 라이트’ 1종의 이름을 바꿨다.
‘순수하다’는 뜻의 ‘순’은 순하다로 오인될 수 있어 이번에 빼어날 ‘수(秀)’로 변경됐다.
‘타임 라이트’는 자정을 가리키는 미드나잇에서 따온 ‘타임 미드(MID)’로 변경했다. 회사측은 ‘한밤중 편안한 시간에 피우는 담배’란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에쎄 브랜드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 중 하나인 ‘에쎄 라이트’ 역시 조만간 명칭을 바꿀 예정이다. 에쎄 라이트 까지 이름이 변경되면 국산담배에서 ‘라이트’가 들어있는 문구는 모두 사라진다.
다국적 담배회사도 오도 문구를 없앨 계획이다.
국내에서 마일드 세븐을 판매하고 있는 JTI는 이 제품의 이름을 빠르면 올 상반기 내에 ‘메비우스’로 브랜드명을 아예 변경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마일드 세븐이 메비우스로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2월부터 이같은 이름으로 시판되고 있다.
BAT는 자사 주력제품‘던힐 라이트’에서 ‘라이트’를 뺄지 검토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나와있진 않지만 (오도 문구)를 빼거나 바꿀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은 ‘저타르’, ‘라이트’, ‘마일드’와 같이 담배의 위험성에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는 ‘오도 문구’를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