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꼴찌지만 빛 나는 선수가 있다. 그것도 루키다.
박경상(23)은 지난 해 전체 4순위로 전주 KCC에 드래프트 된 신인이다. 마산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그는 180cm의 비교적 단신으로 팀 내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다.
올시즌 KCC는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승진의 공익근무, 전태풍의 이적, 추승균의 은퇴로 주전 3명이 한꺼번에 빠진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까지 이어져 선수층은 더 얇아졌다. 하지만 허재 감독은 현재보다는 미래에 승부수를 던졌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리빌딩을 하겠다는 의지다. 그 중심에는 박경상이 있다.
박경상은 입단 하자마자 신인답지 않은 과감함으로 KCC의 외곽 공격을 주도했다. 그는 현재까지 42경기에 출장해 평균 9.7점, 어시스트 3개로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월에 치러진 10경기 중 7경기에서 두 자리 득점을 올리기도 했고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20점을 넘긴 경기도 3경기나 된다.
KCC의 허재 감독이 지난 해 10월 신인드래프트에서 그를 택했을 팬들은 반신반의했다. 일부는 허 감독의 선택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완전히 뒤바뀐 상태다. 기대치 낮았지만 이제는 그에게서 희망을 보고 있을 정도다.
단신인 약점을 극복하고 끈기와 특유의 과감한 플레이로 코트를 점령하고 있다. 쟁쟁한 기량의 선배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기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외곽슛도 점차 정확도가 높아져 대학 시절의 정교함을 되찾았고 활발한 돌파와 센스있는 플레이로 선배들을 위협하고 있다.
KBL 2012-2013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신인왕 판도는 서울 SK 최부경의 독주 체제였다. 하지만 싱겁게 끝날 듯 보였던 신인왕 경쟁은 5라운드 중반에 접어들면서 최부경과 박경상의 2파전으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허재 감독은 “박경상은 고교 시절 50득점 이상을 수차례 기록하며 득점력이 인정된 선수”라고 전제했다. “수비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득점력은 확실한 선수다. 슛을 던지라고 해도 못던지는 선수가 많은데 박경상에게서는 승부사 기질이 엿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낸 허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