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 카드의 강세에 기업계 카드가 긴장하고 있다. 카드사 1위인 신한카드에 이어 KB국민카드가 카드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카드의 3위 ‘선점’ 포고는 기업계 카드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기업계 카드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층과 기업계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층의 수요 형태가 다르다”며 “은행계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대출금리 등에 민감한 반면, 기업계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서비스, 마케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즉 체크카드 선점으로 인해 기업계 카드의 고객군을 끌어올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은행계 카드가 은행 인프라를 중심으로 고객군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대, 삼성, 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들 역시 자사들이 가진 강점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입장이다.
먼저 롯데카드는 자사가 가진 유통사를 적극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롯데 포인트는 롯데카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39개 롯데 제휴사가 통합 운영하고 있다.
통합된 포인트 덕에 고객들은 어느 가맹점보다 포인트 사용률이 높다. 롯데 포인트의 회원 수만 2569만명, 누적 적립은 8347억 포인트, 사용은 7419억 포인트에 달한다.
롯데 포인트는 백화점부터 할인점, 편의점, 슈퍼, 호텔, 패밀리 레스토랑, 영화관 등이 모두 연계돼 있다. 사실상 고객이 필요한 모든 물건과 서비스를 현금처럼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어 인기를 끈다.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시장 굳히기로 카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고객군 비중이 타사보다 높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고객은 1인당 카드 평균 금액이 타사보다 10만원 이상 높다”며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이 타사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카드 발급 수가 타사에 비해 적더라도 사용액이 높기 때문에 시장점유율 굳히기에 효율적이다.
현대카드는 2005년 업계 최초로 연회비 200만원 상당의 VVIP카드 블랙을 출시함으로써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연회비 20만원(레드), 60만원(퍼플) 시장에도 도전, 높은 연회비를 지급하는 프리미엄 고객군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또 현대카드의 장점은 현대자동차 시장이다. 현대자동차 내 현대카드 결제 비율은 타사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고객별로 최적화된 마케팅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략을 설명했다.
한편 현대카드의 문화사업도 간과할 수 없다. 슈퍼콘서트 등 티켓 결제율의 90%가 현대카드 결제다. 카드사의 문화상품들로 인해 카드 사용 고객층의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