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미국 이동통신회사 스프린트 인수를 위해 승부수를 내걸었다.
손 회장은 스프린트 인수 자금 200억 달러(약 21조7100억원)를 충당하고자 예금이자의 50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제시하며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노무라홀딩스는 소프트뱅크가 25일 1.47%의 발행 금리로 3000억 엔(약 3조4600억원) 규모의 4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는 일본의 대표적 시중은행 3곳의 4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0.03%보다 약 50배 높은 금리다. 일본 기업이 발행하는 4년 만기 회사채 평균 금리도 0.58%에 불과하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4년간 회사채 발행으로 9800억 엔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중 개인투자자 비중은 67%에 이른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10월 소프트뱅크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 놓기도 했다.
스프린트 인수로 회사의 재무구조가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
후코쿠신라이생명의 채권투자 책임자인 하야시 히로아키는 “소프트뱅크가 그간 증시나 기관투자자가 아닌 주로 개인 투자자에게 많이 의존해왔다”며 “이번에도 개인투자자에게 손을 벌렸다”고 지적했다.
무리한 도전이라는 업계의 우려와 비판 속에서도 그가 인수를 포기하지 않고 인수 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세계 3위 통신기업, 더 나아가 최고가 되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현재 미국 스프린트가 보유하고 있는 가입자는 약 5000만 명 정도다.
소프트뱅크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 총 9600만 명으로 약 1억명에 가까운 가입자를 확보해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미국 버라이즌와이어리스에 이어 세계 3위 통신기업이 된다.
일각에서는 그의 승부사 정신에 또 한 번 배팅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쿄에서 개인적으로 자산운용 비지니스를 하는 나카무라 히로시는 “소프트뱅크의 대중적 명성 때문에 쉽게 망하지 않을 것이란 신뢰감이 있어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인 3세인 손 회장은 1981년 자본금 1억 엔으로 소프트뱅크를 설립해 일본 통신업체 3위로 키워냈다.
승부사로 유명한 손 회장은 지난해 10월 미국서 “내가 살아있는 동안 반드시 세계 1위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해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