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산업은행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던 금호산업 예금계좌 가압류 사태가 일단 협의를 통한 해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금호산업이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금융감독원은 22일 회동을 갖고 논란이 된 우리은행의 금호산업 대출채권 문제에 대해 절충을 벌여, 일단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중재하에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측이 극한 대결이 아닌,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앞서 베트남법인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KAPS) 설립자금 명목으로 대출해준 600억원을 금호산업이 상환하지 않자 산업은행에 개설된 금호산업의 예금계좌를 가압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가압류를 푼 것은 아니다"면서 "다음 주에 산업은행측이 절충안을 제시한 것을 보고 받아들일 수 있으면 가압류를 풀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이날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금호산업 예금계좌 가압류와 관련해 "기업에 피해가 안 가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호산업이 KAPS 지분 50%를 매각해 자금이 생긴 만큼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담보를 제공하라는 입장이다.
반면에 산업은행은 금호산업의 모든 채권에 대해 출자전환이나 채권현금매입, 장기분할상환, 상환유예 등을 우리은행 측에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