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학교. 300여명의 학생이 있던 강의실. 한 교수가 물었다. “불법 다운로드를 한번도 한 적이 없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강의실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손을 든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작권센터가 연간 발행하는 ‘2012 저작권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음악·영화·방송·출판·게임 등 5개 분야의 저작권 침해 규모는 2조4986억원(온오프라인 합산)으로 2010년 2조1172억원에 비해 18% 증가했다.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로만 보면 2011년 5062억원으로 2010년 2747억원에 비해 84% 증가했다. 주요 불법 다운로드 유통망으로는 웹하드가 40.7%로 가장 높았다. 이어 토렌트가 29.3%, 포털이 16.4%, P2P가 13.6%를 차지한다.
불법 다운로드 유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웹하드는 많은 개선을 이뤘다. 저작권보호센터에 의하면 지난 2012년 5월 20일 ‘웹하드 등록제’를 실시한 이후 불법 자료 모니터링 양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저작권보호센터 홍훈기 사이버팀장은 “2012년 ‘웹하드 등록제’가 시행된 5월부터 모니터링 실적 하향 추세가 나타났다”며 “이는 2012년부터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 아이캅(ICOP) 가동률을 대폭 늘렸음에도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웹하드 등록제의 효과가 강력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를 불법으로 유인하는 막강한 유통경로로 작용한다.
웹하드 단속이 심해져 소비자는 다른 활로를 찾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보호과 김삼식 사무관은 “불법 다운로드 유통경로인 토렌트는 알려진 가장 진화된 방식이다”며 “해외 서버 이전으로 국내 단속망을 피해 가면 서버 차단 외에 마땅한 규제 방법이 없다”고 토렌트 단속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토렌트란 파일 공유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이용자의 컴퓨터에 분산된 파일의 부분을 모아 다운받는 파일 공유 방식이다. 불법 다운로드를 근절하기 위해 저작권자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침해정보심의팀 정석철 팀장은 “공공기관에서의 업무는 한계가 있다. 저작권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음악·영화 분야의 권리단체가 적극 나선 것이 좋은 예”라고 조언했다.
한국음원제작자협회 경영전략팀 법무 담당 최동수 대리는 소비자가 불법 다운로드를 하는 이유에 대해 “개인을 유혹하는 웹사이트가 너무 많다. 이왕이면 돈이 적게 드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개인에게만 맡겨서 해결될 문제는 이미 넘어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