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추가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파운드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고 CNN머니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파운드 가치는 올들어 달러 대비 6% 하락했으며 이날 2012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5238달러로 1.22% 떨어졌다.
파운드는 유로 대비 15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유로·파운드 환율은 이날 0.50% 상승한 0.8721파운드에 거래되고 있다.
BOE가 경기 회복을 위해 양적완화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에 파운드에 매도세가 유입됐다고 CNN머니는 설명했다.
영국 경제는 지난 2008년 이후 세 번째 침체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0.3%를 기록했다.
BOE는 지난해 11월 3750억 파운드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이날 공개된 BOE 의사록에 따르면 머빈 킹 총재를 포함한 3명의 통화정책위원회 위원들은 이번 달 250억 파운드 규모의 추가 양적완화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BOE의 추가 부양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애쉬라프 라이디 씨티인덱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마크 커니 차기 총재 역시 추가 부양 의지를 시사했다”고 말했다.
라이디 전략가는 “BOE의 현·차기 총재들의 최근 언급을 보면 누가 더 완화할 것인가에 대한 전투”라면서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파운드를 매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기조는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흐름이다.
BOE에 앞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역시 추가 부양책을 발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도 지난해 3차 양적완화(QE3)를 발표해 매월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제임스 리커즈 탠전트캐피털파트너스 책임자는 “BOE는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파운드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파운드 가치가 엔화와 같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 탈퇴를 국민투표에 부친다고 밝히면서 영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파운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CNN머니는 덧붙였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조사 대상자의 50%가 EU 탈퇴를 지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반EU 정서가 고조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