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 갖춘 청와대·내각, 인수위·성대 출신 전성시대

입력 2013-02-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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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9일 6명의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발표하면서 새 정부의 초대 내각과 청와대 주요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정부 출범을 엿새 앞두고서야 진용을 갖추게 된 박근혜 정부는 성균관대학교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이 대거 포진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직업과 성별, 특히 지역에 있어서는 박 당선인이 강조해온 대탕평 인사 원칙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30명 중 성대 출신 6명 …인수위 인사 대거 입성 = 비서·경호·국가안보 등 3실장과 9명의 수석비서관 가운데 성대 출신은 5명으로 가장 많다. 이날 임명된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내정자를 비롯해 전날 발표된 허태열 비서실장과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곽상도 민정수석, 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가 성대 출신이다. 내각에서도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성대 법학과 출신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내각(18명)과 청와대(12명) 인선 30명 가운데 성대 출신은 7명이다. 서울대 출신(10명)에 이어 2번째다.

인수위 인사들이 대거 청와대 비서진에 임명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유민봉 내정자(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비롯해 곽상도 내정자(정무분과 전문위원), 최성재 내정자(고용복지분과 간사), 모철민 내정자(여성문화분과 간사) 등 4명이 인수위 출신들이다. 여기엔 호흡을 맞춰본 인사들을 대거 등용함으로써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새 정부의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겠다는 박 당선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에선 대통령 비서실에 측근을 배치해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직업별로는 고시에 합격한 엘리트 관료들이 상당수 발탁됐다. 청와대 참모진 12명 중 허태열·조원동·모철민(행정고시), 주철기(외무고시), 곽상도(사법고시) 등 5명이 고시 출신이다. 내각의 경우 정 총리 후보자를 포함해 18명 중 11명이 고시를 거쳐 관료로 일한 바 있다. 이러한 까닭에 벌써 세간에는 ‘성시경 내각(성대, 고시, 경기고 출신)’이라는 신조어가 돌고 있다.

◇호남 출신 4명…대탕평 인사 미흡? = 출생 지역의 경우 수도권이 11명으로 가장 많다. 영남이 8명으로 그 다음이다. 특히 새 정부의 ‘빅2’인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은 모두 영남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에 반해 호남 출신은 장관 2명, 청와대 비서진 3명 등 5명에 불과했다. 성별로는 여성 장관 후보자 2명 이외에는 모두 남성이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12월20일 대국민 메시지에서 “모든 지역과 성별과 세대의 사람들을 골고루 등용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대선 기간 내내 대탕평 인사 원칙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새 정부 내각과 청와대 인선에서는 직업별로는 고시출신 관료와 학자, 지역적으로 수도권·영남, 출신학교별로 서울대·성균관대, 성별로는 남성으로 쏠림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세대를 뛰어넘는 발탁인사나 소수자를 대변할 만한 인물은 드물어 대통합 인사 약속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코드 인사나 당선인과의 특별한 인연을 두고 하는 인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일 위주로 (인선을) 하고 있고 두루두루, 고루고루 적재적소에 사람들을 찾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있을 것이며 대통령께서 그런 부분들을 잘 배려하시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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