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시스템적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금융 전문가들은 유로지역 위기보다 가계부채와 환율 위험성을 더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전 서베이에서 유로지역 위기를 시스템적 리스크 1위로 꼽았던 상황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한은이 1월 중 77개 금융기관의 실무 전문가 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문가들은 금융 시스템의 가장 큰 위험으로 가계부채 문제(82.2%·복수응답)를 꼽았다. 이어 환율갈등(57.8%), 주택가격 하락(56.7%), 기업 신용위험 증가(53.3%) 등이 뒤를 이었다.
환율갈등이 크게 부상된 대신 유로지역 위기(52.2%)는 금융 시스템적 리스크 1위를 차지했던 작년 7월 조사 때 응답률인 91.9%보다 크게 낮아지며 5위로 밀려났다. 시스템적 리스크란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환율, 주가 등 각종 변수가 요동치며 실물경제에 심각한 파급 효과를 미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원화절상 및 대내외 경기부진 지속이 예상됨에 따라 환율갈등 및 기업 신용위험 증가의 응답 비중이 크게 상승해 5대 핵심리스크에 새로 추가됐다고 분석했다.
이외에 전문가들은 중국경제 경착륙과 미국경기회복 지연을 5대 리스크에서 제외했다.
응답 기관별로 보면 은행과 비은행은 금융기관 수익성 악화를 가장 큰 리스크로 봤다. 반면에 금융시장 참가자 중에서는 미국 경기회복 지연과 외국자본 유출입을 꼽은 답이 가장 많았다.
개별 기관이 가장 대응하기 어려운 위험으로 은행은 기업 신용위험 상승을 들었다. 그러나 비은행권 응답자들은 가계부채 문제를 가장 큰 위험으로 인식했다.
단기(1년 이내)에 시스템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낮다는 응답이 52.2%로 높다는 응답(16.7%)을 크게 상회했다.
또한 향후 3년내에서 시스템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26.6%로 나타나 지난해 7월(52.7%)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다만, 전문가 44.4%는 앞으로 3년간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높을 것이라고 응답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