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이다. 가수 이정봉이 신곡 ‘러브 샤랄랄라’를 발표하고 가요계에 돌아왔다. 1997년 미성이 돋보이는 노래 ‘어떤가요’로 데뷔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정봉은 다시 한 번 ‘이정봉표 발라드’로 대중의 감성을 공략한다.
“이번 노래는 정통 발라드라기보다는 저와 잘 어울리는 발라드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해봤는데 결국 감성을 가장 자극할 수 있는 형태로 완성했어요.”
이정봉은 그간 OST 참여, 영화 음악 감독 등을 통해 꾸준히 음악 작업을 이어왔다. 후배들을 가르치기 위해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다. 그는 이번 컴백을 ‘귀소본능’이라고 표현했다.
“2006년 발매한 앨범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편이라 두려움이 많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려움과 함께 욕심도 없어졌어요. 자연스럽게 제가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타이틀곡 ‘러브 샤랄랄라’는 만들게 된 과정이 흥미롭다. 몇 년 전 꿈 속에서 만난 남루한 차림의 대머리 남자를 따라가다가 후렴구 멜로디와 ‘러브 샤랄랄라’란 핵심 가사를 얻었다. “꿈에서 깨자마자 바로 멜로디를 녹음했어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러브 샤랄랄라’는 사랑의 주문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무엇보다도 가사를 곱씹으면서 들어주셨으면 해요.”
그의 히트곡 ‘어떤가요’는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삽입되면서 재조명받았다. 90년대 열풍은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란 것이 그의 생각이다.
“90년대 문화를 소비하던 사람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으니까 그 시절을 다시 찾는 것 같아요. 7080 문화가 뿌리내렸듯이 90년대도 열풍을 넘어서 문화로 자리잡게 되겠죠.”
오랜만에 돌아온 가요계는 많은 점이 달라졌다. 그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공존한다. “요즘 가요계는 대중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90년대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문화의 중심에 가요가 섰다는 점이 특히 비슷해요”
한편으론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다. “그때도 쏠림 현상은 있었지만 요즘은 너무 유행을 좇는 것 같아요. 지금처럼 계속 아이돌 음악 일색이다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금방 질리고 말아요. 마치 2000년대에 미디움템포 음악이 붐을 이뤘다가 사그라든 것처럼 말이죠. 여러 가지 장르의 음악이 공존할 수 있는 가요계가 됐으면 해요.”
그는 얼마 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무한도전-박명수의 어떤가요’에 후한 평가를 내렸다. “음악적으로 멜로디는 탄탄해요. 그 장르에서는 외국 음악에 전혀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든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거쳤다고 해서 폄하되고 있지만 그런 식으로 음악이 다변화되는 것도 괜찮잖아요?”
이정봉은 인스턴트 음악이 난무하는 시대 속에서 계속 듣고 싶은 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기를 꿈꾼다. 새롭게 가요계에 발을 딛은 가수처럼 이번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자리라면 어디든 가서 부를 계획이에요. 요즘은 음악이 좋으면 대중이 직접 찾아서 듣고 서로 공유하는 시대니까 그런 식으로도 많은 분들이 제 노래를 접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