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12월보다 0.6% 상승해 4개월 새 최고 수준을 보였다. 지난 8월 세 차례에 걸친 태풍피해로 오른 것과 비슷한 상승폭이다. 통계청은 올 겨울 잦은 눈과 강추위로 신선채소물가가 크게 뛰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으로 전달보다는 0.6% 올라 태풍피해 이후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서는 1.5%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1%대 상승율을 기록했다.
◇배추 232%, 당근 123%…신선채소값 급등= 신선식품지수가 전년동월대비 9.3%, 전월대비 6.1%의 오름폭을 보이며 전체 물가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신선채소의 경우 지난달보다는 12.3% 올랐고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26.3%가 뛰었다. 지난해 같은 달 신선식품지수가 하락한 기저효과를 반영하더라도 큰 폭의 상승이다.
이는 12월부터 1월까지 이어진 한파와 폭설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형준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해 8월 말부터 3차례의 태풍으로 채소와 과일류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이번에는 한파의 영향으로 비슷한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는 배추(26%), 당근(44.7%), 피망(45.3%), 오이(23.3%), 깻잎(39%) 등 농축수산물이 크게 올랐다. 배추의 경우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무려 232.2%, 당근은 123.1%가 각각 올랐다. 지난해 1월 가격이 1000원이었다면 올해는 배추 3320원, 당근 2230원이 된 셈이다.
신선식품물가는 부문별 씀씀이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출목적별 동향을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부문은 전달과 비교해 1.9%가 올라 다른 부문의 상승폭을 웃돌았다. 보건부문과 주류·담배부문은 각각 0.9%, 0.7%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기타상품·서비스부문은 4.3% 하락했다.
◇흐름은 안정적…채소값 2월 중순경 안정 예상= 추세적인 물가상승률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한 1월 물가상승률 1.5%는 다른 주요국의 물가상승률과 비교해 낮다. 지난 12월 각국의 전년동월비 물가상승률은 미국(1.7%), 중국(2.5%), 영국(2.7%), 독일(2.1%), 브라질(6.2%) 등이다.
물가의 장기적 추세를 보여주는 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2%, 전월대비 0.4%의 오름폭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도 유사한 수준으로 올라 지난해 1월보다는 1.4%, 전달과 비교해서는 0.4% 각각 올랐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지수는 1% 아래로 떨어져 지난해 1월보다 0.8% 올랐고, 전달보다는 0.8% 올랐다. 농축수산물지수는 전년동월비 2.1%, 전달대비 3.3% 올랐다. 안 과장은 “채소류 물가도 생육기간이 2달 정도인 점을 생각하면 2월 중순부터 차츰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