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던졌다.
윤 전 장관은 31일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서 열린 대통령직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한광옥)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박 당선인의 단점으로 “수직적·폐쇄적·권위주의적 리더십”을 들며 “그런 모습이 국민통합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수위가 구성된 후에도 박 당선인이 (예전 당 대표 시절) 보여준 모습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의 이 같은 고언은 최근 김용준 총리 후보자 사퇴로 인해 ‘나홀로 인사’, ‘밀봉 인사’라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윤 전 장관은 또 “국민통합은 갈등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잘 관리하고 조절해 국민의 의사를 하나로 모아가는 시스템이 잘 작동해야 이뤄진다”며 “그것은 정치의 역할인데 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당선인이) 국민통합에 대해 어느 한 특정집단이나 가치를 중심으로 모든 국민이 뭉치는 것을 통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으면서 당선인이 소통 스타일을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바꿔 나가지 않으면 최근 밀봉인사로 인한 패착들이 새 정부 들어서도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장관은 반면 박 당선인의 장점으로 “야당을 존중하는 태도는 바람직하다”는 점을 들며 “그것을 잘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면 여야관계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의 이날 간담회 참석은 하태경 국민대통합위 총괄 간사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하 간사는 윤 전 장관과 대북정책 세미나 등에서 여러 차례 만난 인연이 있다.
국민대통합위는 윤 전 장관과의 간담회 내용을 영상으로 기록해 정리한 뒤 박 당선인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국민대통합위는 지난 17일부터 시민사회 관계자 및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사회원로 등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국민통합 방안을 청취해왔으며 이를 종합해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