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종사자의 고용형태를 살펴본 결과 10명중 2명은 고용이 불안한 계약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계약직원에 대한 정규직 및 무기예약직 전환 바람이 불고 있지만 경영여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제2금융권에선 아직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이 여전히 진행중인 탓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주된 수익사업이었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악화, 저금리로 인한 수신·대출규모 축소 등으로 기존 사업에서의 수익창출도 쉽지 않다.
카드사들 역시 수수료와 카드론 등 주요 수익사업에서의 영업활동이 힘들긴 마찬가지다. 최근 금융당국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이 평균 1.8%에서 1.5% 낮아졌고 카드론 등 대출 관련 업무도 금융당국의 제제로 여의치 않다.
3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서울·경기 등에 위치한 저축은행 13곳의 계약직 비율은 20.0%로 총 2119명의 직원 가운데 425명이 계약직으로 조사됐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전체 직원 175명중 81명이 계약직원으로 46.2%의 가장 높은 계약직 비율을 기록했고 이어 HK저축은행 31.7%(180명), 한국저축은행 23.9%(11명), 서울저축은행 22.9%(25명), 현대저축은행이 22.5%(27명)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솔로몬저축은행 인수로 64명의 고용을 승계한 우리금융은 오는 6월 말 이들 6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다만 앞으로 추가 영업정지 저축은행이 나올 가능성이 커 저축은행업계의 고용 불안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영업정지 저축은행이 이전된 가교저축은행의 새로운 주인이 정해지면 직원의 절반 정도만 고용이 승계되고 이마저도 일정기간 계약직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현재 예보가 소유하고 있는 가교저축은행은 예쓰·예솔·예나래·예한별·예한솔·예성 등 모두 6곳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 예한별저축은행은 신한금융지주에 매각, 이달 말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만큼 저축은행의 고용은 향후 일정기간 동안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역시 전 직원에서 계약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1.4%로 저축은행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삼성, 현대, 신한, 국민 등 7개 카드사의 전체 직원 1만523명 가운데 계약직원은 2258명이다.
현대카드의 계약직(703명) 비율은 53.1%로 전체 직원(1322명)의 절반을 넘어서며 카드사 가운데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비씨카드와 롯데카드, 신한카드도 각각 31.8%, 22.9%, 19.8%의 다소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