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석사(MBA)의 인기가 흔들리면서 미국 경영대학원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
명문 MBA는 그나마 잘 견디고 있지만 그 밖에 인지도가 떨어지는 경영대학원들, 특히 주립대 산하 경영대학원들은 자금난에 MBA 프로그램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영대학원의 기부금 펀드 자산 가치가 크게 줄었다.
FT는 미국 명문 경영대학원들의 지난 2010년 기부금 펀드 자산 가치는 2008년에 비해 평균 24% 줄었다고 분석했다.
경영대학원들은 기부금을 받아 주식과 부동산 등 각종 자산에 투자한 수익을 학교 운영자금으로 활용해오고 있다.
금융위기로 증시가 폭락하는 등 경제적 혼란이 지속되면서 기부금 펀드의 자산 가치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비록 지난 2011·12학년에 기부금 펀드의 손실을 상당 부분 만회했으나 아직도 많은 경영대학원이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다트머스대 터크 경영대학원의 폴 다노스 원장은 “약 30%에 이르는 자산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던 트라우마가 아직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기부금 자체도 줄어들었다. UCLA 앤더슨스쿨의 주디 올리언 원장은 “사람들은 금융위기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기부금이 말라버린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자신감을 회복하기 전까지 기부를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립대학 산하 경영대학원의 자금난은 사립대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FT는 지적했다. 주립대 경영대학원의 기부금 펀드 규모는 사립대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많은 주 정부가 재정 부담을 덜고자 경영대학원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있어 경영대학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립대의 경우 지난 2011·12학년에 연 운영예산이 평균 8000만 달러에 육박했으나 주립대는 6000만 달러 수준이었다.
무디스의 존 넬슨 상무이사는 “MBA 인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는 기부금과 정부 지원이 쏟아져 들어와 경영대학원들이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그러나 현재는 많은 경영대학원이 경영 압박을 느껴 인기가 없는 프로그램은 폐지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돈줄이 마르면서 부담은 고스란히 MBA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FT의 MBA 순위에서 상위 100위 안에 든 34개 사립대학의 평균 수업료는 2011·12학년에 4년 전에 비해 평균 22% 올랐다. 29개 주립대학 수업료는 같은 기간 평균 53%(해당 주 거주 학생), 36%(타 주에서 온 학생) 각각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