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3위인 현대로지스틱스가 20여년만에 택배단가를 올리기로 함에 따라 실적개선 기대감에 택배주들이 동반상승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올들어 23.88%나 급등했다. 한진과 한솔CS 역시 각각 8.35%, 2.29%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이들 택배주들은 가격인상 소식이 전해진 주말 이후 이번 주들어 본격적인 상승세가 돋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7.33%), 한진(5.94%), 한솔CSN(6%) 등 택배주들은 주가가 동반상승하며 오랜만에 찾아온 호재를 만끽하고 있다.
특히 CJ대한통운은 22일 장중 12만60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고 한진과 한솔CSN은 4거래일 연속 오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택배주들이 들썩거리는 데는 현대로지스틱스로부터 촉발된 택배비 인상 이슈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현대그룹의 종합물류기업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 주말 택배 단가를 상자당 500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2011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 해 3분기까지도 354억원의 누적순손실을 기록해 경영 정상화 측면에서 인상을 발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평균 택배운임은 1박스 당 2506원으로 가장 비쌌던 지난 1998년 4486원에 비해 44.1%나 하락한 것으로 택배 업계의 배송비 인상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택배시장이 공급과잉인 업황을 감안하면 시장점유율 약 11%의 현대로지스틱스가 운임을 올린다고 해서 실제 운임이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한다. 다만 점진적으로 택배 단가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업계1위인 CJ대한통운에서 단가 인상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은 없지만 CJ대한통운과 CJGLS의 합병법인이 택배단가를 100원 인상할 경우 2013년 합병법인의 영업이익은 165억원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기존 영업이익 추정치대비 7.5% 개선되는 효과”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대로지스틱스의 택배단가 인상으로 다른 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만으로도 이번 결정이 의미를 지닌다고 판단하고 있다.
강성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아직 택배요금 인상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로 2011년에도 택배기사 처우개선와 관련해 요금 인상이 이슈화된 바 있으나 업체간 가격경쟁으로 실현되지 못했다”면서 “이번 현대로지스틱스의 요금인상에 CJ대한통운측은 즉각적으로 추종하기보다는 타업체들이 모두 인상할 경우 택배산업선진화의 대의차원에서 동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근혜 당선인이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고용, 산재보험 보호 및 근로조건 보호 등을 공약을 밝힌 바 있는 만큼 정부의 주도로 택배기사 처우 개선 차원이 추진될지 여부도 업계의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