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영화와 드라마도 ‘후속작 징크스’가 존재한다. 1편에서 큰 흥행과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정작 더욱 더 화려한 스케일과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2편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만큼은 ‘2년차 징크스’나 ‘후속작 징크스’는 딴 나라 얘기다.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 사이 전작의 인기를 등에 업은 후속작 출시가 잇따르는 가운데 높은 관심과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엠게임은 지난 10일 만화 ‘열혈강호’를 원작으로 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열혈강호2’ 공개서비스를 시작했다. 4년여간의 개발 기간을 거친 열혈강호2는 지난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열혈강호 온라인’의 후속작이다.
열혈강호2는 이미 출시 전부터 2013년을 달굴 대작 온라인 게임으로 주목받아 왔다. 특히 국내 사용자 480만명, 글로벌 누적 회원 1억명, 누적매출 3000억원을 기록한 열혈강호 온라인의 후속작으로 더욱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미 사전 캐릭터 생성 이벤트에서만 11만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몰려 흥행을 짐작케 하고 있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는 “열혈강호2의 국내 서비스 시작으로 더 많은 국가와 사용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향후 무협게임 최강의 브랜드로 키워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스트소프트도 지난 2005년 출시한 대작 MMORPG ‘카발온라인’의 후속작인 ‘카발온라인2’를 지난달 발표했다. 5년의 개발 기간, 200억원의 개발비가 소요된 ‘카발온라인2’는 조용한 출시에도 불구하고 점차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게임 순위 상위권으로 올라가고 있다. 한때 1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전작 카발온라인의 흥행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 같은 우려를 빠르게 씻어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밖에 넥슨의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3’도 전작인 ‘피파온라인2’의 서비스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수많은 사용자의 접속으로 서버가 폭주하는 등 ‘즐거운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무조건 후속작이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국내 PC방 시장을 열며 게임 역사를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 ‘스타크래프트2’는 전작의 인기가 무색할 정도로 별 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넥슨이 카트라이더와 비슷한 장르로 야심차게 내놓은 ‘에어라이더’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고, 리니지2와 오디션2, 스페셜포스2도 전작의 인기에는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