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함에 지친 토크쇼… 새 이야깃거리 찾을까

입력 2013-01-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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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놀러와’, SBS ‘고쇼’, KBS2 ‘승승장구’에 이어 SBS ‘강심장’까지 폐지되거나 폐지 소식이 전해졌다. ‘놀러와’가 예고도 없이 전격 종영하고, ‘고쇼’가 계약 기간을 이어가지 못할 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시청률 문제로 인식했다. 하지만 심야시간 대 적지 않은 시청률 수치인 10%를 넘나들던 ‘승승장구’와 ‘강심장’의 폐지 소식은 충격이었다.

사실상 토크쇼는 새로울 것 없는 포맷으로 명맥을 이어가며 식상함을 지적당해 왔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는 “토크쇼가 프로그램의 승패를 좌우하는 진행자, 토크내용, 토크 전달 방식 등의 네 가지 요건이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다”며 “그 동안의 토크쇼를 돌아보면 개성과 자질이 부족한 MC의 진행 문제, 토크를 제대로 전달조차 못하는 출연자의 문제, 내용은 없고 전달 방식에만 초점을 맞추는 본말전도의 문제, 연예인 신변잡기와 사생활 전시장의로의 전락들이 노출되면서 토크쇼의 총체적 부실이 초래됐다”고 비판했다.

출연자에 대한 홍보나 찬사로 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한 토크쇼가 2013년 초 일제히 새 옷을 입게 된 것은 뒤늦게나마 문제점을 인지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자질을 갖춘 진행자와 품격 있는 프로그램 내용,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신선한 포맷이 요구되는 때에 기대에 걸 맞는 토크쇼의 출현은 필수불가결한 과제다.

‘고쇼’와 ‘강심장’의 후속작을 확정지어야 하는 시점에서 SBS는 고심에 빠졌다. SBS 관계자는 “새로운 포맷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다수 배치해 둔 상태다. 어떤 프로그램이‘고쇼’와 ‘강심장’의 후속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스타PD의 합류 또한 SBS의 기대를 높이지만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형식이 중요하고, 이에 따른 시청자들의 반응이 우선시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SBS는 연기자 차인표, 야구선수 박찬호, 혜민스님이 출연한 ‘땡큐’를 방영,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방송인 이수근과 연기자 신현준 2MC 체제의 야외 토크쇼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

SBS의 신중한 돌다리 두드리기에 반해 2012년 프로그램의 잦은 시간 이동과 폐지로 빈축을 산 MBC는 다시 한 번 섣부를 모험을 했다. ‘놀러와’의 바통을 ‘토크클럽 배우들(이하 배우들)’이 받은 것이다. ‘배우들’은 황신혜를 비롯해 심혜진 예지원 송선미 고수희 고은아 신소율 민지 등이 출연해 배우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는 계획이다. 14일 출연자 소개 형식으로 첫 방송된 ‘배우들’은 또 다시 “출연자들의 신변잡기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시청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KBS는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이어 ‘강호동의 만남나이트’를 배치했다. 오는 22일 첫 방송 예정인 ‘만남나이트’는 탁재훈, 용감한 형제, 정재형 등의 패널들과 함께하는 형식으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상 토크쇼의 몰락이라는 지적은 전성기가 막을 내리던 2000년 중반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크쇼가 지속적으로 편성되는 이유는 시청자의 니즈(Needs)가 있어온 탓이다. 시청자들의 우려와 기대 속에 옷을 갈아입는 토크쇼가 기존의 형태를 답습하지 않고 새로워져야한다. 더 이상 연예인의 신변잡기에 열광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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