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이 현실 부자에 추종하면서 정신물질 균형을 이탈하는 경향은 크게 몇가지 욕구들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첫째 올바른 부자학적 부자의 정의(정신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물질적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여유가 있고, 사회적으로 그 일을 통해서 인정을 받는 사람)에 적합한 사람들은‘정신물질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물론 그러한 수준의 부자들이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는 것이 사회적 불행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주 최부잣집이나 세상을 떠난 유일한 박사나 스웨덴의 손 꼽히는 발렌베리 가문 정도가 정신물질 균형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외의 대다수의 부자들은 물질우위 현상에 사로 잡혀 있다. 그들은 물질의 약효에 중독되어 있다. 호텔 행사에 벤츠를 타고 가지 않으면 불편할 것 같다는 부자의 물질성 인식이 사회적 사치를 이끌어가고 있다. 자신이 번 돈으로 물질사치를 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데, 중산층이 이와 같은 부자들의 물질성 약효를 모방하는 성향을 보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중산층이 대부분인 아파트 밀집촌의 곳곳에 주차된 벤츠와 BMW는 보이려는 경향에 빠진 중산층이 곳곳에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손녀가 타는 아반테를 스스로 몰고도 전혀 거리낌 없이 최고급 골프장에 나타나는 부자할아버지는‘나는 영원한 중산층’이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필자에게 “아반테 몰아 보니 참 좋더라고요”라는 말을 스스럼 없이 하길래 “수준급 중산층 분들은 아반테를 많이 몹니다.”라고 응수했다. 그냥 웃고 마는 서울 강남부자 회장을 가끔 만난 적이 있었다.
둘째, 부자들 중에 비교적 나쁜 사람들이 ‘사회적 외적 통제욕구’를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필자가 참여 관찰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는 두 가지 부류의 부자들이 통제욕구의 맛에 흠뻑 빠진 것 같다. 하나는 천성적으로 통제를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 것 같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결핍된 측면을 의도적 통제로서 보완하려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잠재적인 통제 욕구가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과도한 물질 제공을 통해서 상대방의 의사를 통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모든 것을 하면서 그것을 따라오면 물질미끼를 사용한다. 달착지근한 물질의 맛에 혀를 대본 사람들이 부자가 내미는 물질을 덥석 잡는다.
부자들 중에 자신이 사회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고 스스로 느끼는 분들(대한민국 사회가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학력이 낮거나 혹은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 직업을 가지지 못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분들)이 물질을 통해서 좌석의 흐름을 흔들려는 경향이 강하다.
대학의 한학기짜리 최고경영자과정의 회장자리를 위해서 수천만원을 턱내면서 “내가 회장이다”라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들이 그러한 경우다. 그들은 돈을 내면 장자리가 생긴다고 믿는 아주 나쁜 습관의 소유자들이다.
부자들 중의 일부가 정신물질균형을 이탈했다고 해서 중산층들도 따라갈 필요는 전혀 없다. 중산층 나름의 정신물질균형을 이룩하도록 노력하면 된다. 물질의 숨결을 줄이고, 정신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많이 확보해야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만족감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 ‘자기를 위해서 자신이 사용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다. 인생은 자기의 것이지, 타인의 것이 아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자기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자신의 시간도 통제를 못하면서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았다.’라고 자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정신물질균형을 유지하려면 다각적인 정신욕구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신욕구의 형태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내적 자존심을 충족시키는 욕구, 자기 표현력을 증대시키는 욕구, 정신풍요를 누리려는 욕구 등이다. 타인에게 굴종하는 행동을 포기하고, 자신의 꿈을 하루에 0.01% 정도 이상을 충족시키려는 욕구를 느끼고 이를 자신이 충족시키는 행위가 중요하다.